佛대형마트에 첫 한국식 치킨집 문열어…“골목상권 살린 주역”
파리=조은아 특파원 2024. 5. 8. 16:50

입맛이 깐깐하기로 유명한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92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형마트 ‘모노프리’에 한국식 치킨집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프랑스 대형 유통기업 내부에 한식을 직접 맛보는 식당이 입점한 건 처음이다. 모노프리는 특히 프리미엄 제품 매장으로 꼽혀 입점 심사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식 치킨집 ‘꼭(KOC)’은 프랑스 파리의 모노프리 지점 중 최대 규모인 몽파르나스지점에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개점했다. 프랑스 정통 빵집, 일본 스시집이 있는 지점 1층 정중앙에 들어섰다. 치킨을 주력 상품으로 밀지만 김밥, 만두 등 다른 분식류도 맛볼 수 있다.

꼭의 입점을 추진한 파브리스 브리세즈 모노프리 몽파르나스지점장은 7일 기자와 만나 “우리 지점과 같은 골목에서 프랑스 크레페집, 프랑스에 10개 넘는 지점을 둔 피자집조차 줄줄이 폐업한 자리에 한국 치킨집이 개점한 뒤 2년간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그간 지켜보다가 지난해 8월 입점을 직접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들이 실패한 자리에서 손님을 불러 모아 긴 줄을 만들 정도면 실력이 있다고 확신한 것. 유명 프렌차이즈들이 모노프리에 입점 경쟁을 벌이는데 이번엔 지점장이 입점을 역으로 제안했다.
브리세즈 지점장은 본사에 한국 치킨집 입점을 설득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본사가 생소한 한국 치킨집 입점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거듭해 ‘골목에서 직접 치킨집을 비켜보니 승산이 있겠다’고 설명했다. 브리세즈 지점장은 “지점장이 본사에 음식점 입점을 제안해 관철된 사례가 처음이다 보니 파리의 다른 지점장들도 입점 확대를 위해 시식하러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꼭을 창업한 40대 여성 김신현 대표는 한국에서 여러 유통 분야 자영업을 시도하다가 프랑스로 건너와 2022년 5월 한국 치킨집 ‘올리브치킨’을 열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개점 초기보다 매출이 1.5~2배가량 늘었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에 프랑스엔 거의 없던 한국식 네일숍, 빨래방 등을 열지 고민하다가 결국 당시엔 생소했던 한국식 치킨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는 “한국에선 자영업 경쟁이 비슷한 업종별로 치열하지만 이곳엔 한국엔 있어도 아직 없는 사업이 많다”고 했다. 한식이나 한국식 서비스가 프랑스에선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단 얘기다.
한국 가게들의 신속한 영업 속도도 장점이라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행정이든 영업이든 느린 편인데, 우리는 치킨을 빨리 준비해 팔면 유리하다고 봤다”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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