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일렉트릭 북미 시장 공략
美 데이터센터 1,625억 원 수주
현지생산으로 간세 압박 해소
최근 LS일렉트릭이 미국 텍사스주에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북미 전력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풍을 정면으로 돌파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LS일렉트릭은 14일 텍사스주 배스트럽(Bastrop) 시에 생산과 연구, 설계 등 북미 사업 지원 복합 캠퍼스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6일 전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과 존 커클랜드(John Kirkland) 배스트럽 시장 등 LS일렉트릭과 텍사스 주정부, 지역 산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공식을 통해 구자균 회장은 “미국 시장과 배스트럽 캠퍼스는 LS일렉트릭의 글로벌 기업 도약의 확실한 디딤판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2억 4,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현지 인력을 채용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북미 전력 솔루션 허브로 키워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자균 회장은 “미국 전역에 생산·기술·서비스 인프라를 촘촘하게 확장해 제품과 솔루션은 물론 공급 체계와 서비스까지 사업 밸류체인 전 분야에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한다”며 “이번 투자는 LS일렉트릭의 해외 매출 비중 70%, 미국 톱 4 전력 기업이라는 목표의 첫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배스트럽 캠퍼스는 면적 4만 6,000㎡ 부지에 건물 연면적 약 3,300㎡ 규모로 조성돼 ‘생산-기술-서비스’를 아우르는 북미 사업 복합 거점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LS일렉트릭은 지난 2023년 해당 부지 및 부대시설을 확보해 건물 증축, 리모델링 등을 진행하고 생산설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에 따라 LS일렉트릭은 올해부터 현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Switch Gear) 등을 본격 생산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미 전력 사업 전략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최근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부과 등 관세 압박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
실제로 LS일렉트릭은 이번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 시더시티에 위치한 배전시스템 생산 자회사 ‘MCM 엔지니어링Ⅱ’을 양대 거점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북미에서 약 1조 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LS일렉트릭은 지난달에만 1,600억 원 규모의 메이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 배전시스템 공급 사업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현지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일렉트릭은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북미 전역에 구축된 자체 유통망과 신속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 슈나이더(Schneider), 지멘스(Siemens)와 같은 해외 메이저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고 점유율을 확대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LS일렉트릭의 한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생산 기반 구축은 공급 안정성 확보는 물론 점점 심화하는 수입 규제와 관세 리스크 대응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이번 배스트럽 캠퍼스 준공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LS일렉트릭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반덤핑 관세와 상호 관세 위협을 받던 전력기기 업체들이 미국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전 세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전력기기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돌입한 바 있다.
이는 관세 영향을 피하고 ‘숏티지'(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태) 수혜를 최대한 누리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통해 미국에 전력기기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 역시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기관(OEC World)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별 변압기 수입액은 2023년 기준 멕시코(57억 4,000만 달러), 태국(21억 1,000만 달러), 베트남(15억 3,000만 달러), 일본(13억 4,000만 달러) 등으로 파악됐다. 이 중 상위권에 속하는 태국, 베트남, 일본 등이 상호 관세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이어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에 따라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유예한 25% 관세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아울러 LS일렉트릭은 16.87%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단,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최대 60.8% 반덤핑 관세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은 대부분 전력기기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아직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관세가 공급 업체들에 미치는 타격은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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