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초정밀 지도 반출 보완서류 제출...안보우려·디지털규제 美 반발 속 정부 결정 주목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세번째...국토부 "충실 검토 후 협의체서 심의"

구글이 초정밀 지도 국외 반출과 관련해 정부가 요구한 보완서류를 제출했다. 국가 안보시설 노출 우려와 한국의 디지털규제에 대한 미국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구글 맵. / 구글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보완 서류 제출 마감일인 5일 밤 11시쯤 국토교통부에 초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하는 내용의 보완 서류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60일 이내 보완 신청서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작년 2월에도 구글은 지도 반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5월과 8월 잇따라 결정을 유보하며 처리 기한을 연장했다.

구글이 이번에 반출을 요청한 1대 5000 축적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로 줄여 표현한 지도다.

구글은 정부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안보 시설 가림(블러) 처리'와 '좌표 노출 금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담았지만 또 다른 조건인 '국내 데이터센터(서버) 설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개최해 지도 반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인데,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글이 제출한 내용을 충실히 검토한 후 관계부처 협의체를 열어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계 안팎에서는 초정밀 지도 반출을 허용할 경우 국가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초정밀 지도는 땅의 기복이나 모양을 상세하게 표시하고 있어 구글 위성사진과 결합하면 북한이 주요 시설에 대한 타격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구글의 초정밀 지도 반출 요구는 단순 지도 서비스를 넘어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적인 만큼, 국내 플랫폼 생태계가 구글에 더욱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대한공간정보학회는 지도 반출 시 향후 10년간 국내 산업계가 입을 경제적 손실이 최대 19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실증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재인상하겠다고 압박하고 양국 간 추가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미국 측이 초정밀 지도 반출 사안을 협상 쟁점으로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지도 데이터 수출 제한을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안보와 한미 간 통상문제까지 얽혀있어 정부의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정부 결정은 구글 뿐만 아니라 애플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지도 반출 요구에도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