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에게는 단속의 스트레스, 보호자에게는 절대적인 안전망인 스쿨존이다.
그러나 야간이나 공휴일처럼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시간대까지 동일한 속도제한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 울산, 제주 등 일부 지역은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완화하는 시범사업을 이미 진행 중이다.
특히 성북구 광운초 인근 스쿨존에서는 3개월간 단 한 건의 보행자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정책 전환의 실효성을 입증한다.
사고 없는 심야 시간, 법도 바꿔야 하나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한 탄력적 속도 제한 적용 움직임도 활발하다.
김승수·우재준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평일 심야와 주말, 공휴일 등 실제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시간대를 기준으로 속도를 조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법제처의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0시부터 6시까지의 스쿨존 사고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자료는, 법 개정의 당위성을 더하고 있다.
지역의회와 시민사회의 요구 커져

경상남도의회 김일수 의원은 심야 단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탄력적 속도제한 운영과 함께 과태료 수익의 지방세 전환을 주장했다.
현재 단속으로 발생하는 수입이 전부 중앙정부로 귀속되는 구조에서, 지역 맞춤형 교통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재정적 자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43곳 이상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중앙 차원에서 이를 방치하기는 어렵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제도도 환경도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스쿨존은 결코 축소되거나 폐지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제도다.
하지만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심야 시간까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면서, 오히려 제도 전반에 대한 반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정책 설계자들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지역별 통행 패턴, 교통량, 사고 빈도 등을 고려한 유연한 운영은 사고 예방이라는 본래 목적을 더욱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스쿨존의 존재 의미를 지키되, 그것을 실행하는 방식은 이제 조정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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