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해의 절경
'헌화로 해안도로'
강원도 강릉의 헌화로는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로 불린다. 이름 그대로, 달리다 보면 파도가 손에 닿을 듯 밀려오고, 옅은 옥빛에서 짙은 청록빛으로 변하는 동해의 물결이 바로 옆에서 반짝인다. 차 창문을 내리면 바다 냄새가 그대로 밀려들고, 음악을 켜면 그 순간이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진다.

헌화로는 금진해변에서 시작해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다. 특히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핵심 구간으로 꼽힌다. 절벽과 바다가 맞닿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도로 한쪽으로는 설화 속 철쭉이 피었을 법한 바위 절벽이,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파란 바다가 펼쳐진다. 난간 높이는 약 70cm에 불과해 달리는 내내 시야를 가리지 않고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헌화로의 이름은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에서 유래했다. 신라 순정공 부부가 강릉으로 가던 중 절벽에 핀 철쭉을 보고 수로부인이 그 꽃을 원하자,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꺾어 바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향해 달릴 때, 그 전설 속 절벽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어 이 길을 달리는 경험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헌화로의 시작점인 금진해변은 길이 약 900m의 아늑한 백사장으로 고속도로 옥계 IC에서 5분이면 닿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 해안가에는 주차 공간과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드라이브 중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를 감상하기 좋다. 파도 소리와 함께 커피 한 잔 마시며 앉아 있으면, 이곳이 왜 ‘동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항으로 향하는 길은 내륙 도로지만, 굽이진 도로 끝에서 다시 바다가 나타날 때의 반전이 매력적이다. 마지막 종점인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유명하며, 지금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친구들의 여행지로 꾸준히 사랑받는다.
탁 트인 바다를 따라 달리는 길, 헌화로는 동해의 비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힐링 여행 그 자체다. 가을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따라, 창문을 열고 달리는 그 순간, 완벽한 해안 드라이브 코스임을 알게 될 것이다.

- 구간: 금진해변 ~ 심곡항 ~ 정동진항 (약 10km)
- 주요 포인트: 금진해변, 심곡항, 정동진역
- 드라이브 정보: 동해고속도로 옥계 IC → 낙풍사거리에서 금진리·옥계해변 방면으로 진입 → 헌화로(금진해변~심곡항~정동진항)
- 추천 시간대: 오전 햇살 혹은 노을 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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