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간병보험 보장한도를 축소한다. 금융감독원의 즉시 반영 요구에 따라 간병보험의 상급병원 치매통원 한도를 내린 상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업계에서 입원비 수당을 과도하게 높인 간병보험이 출시되면서 과당경쟁이 발생했던 만큼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동양생명의 GA(보험대리점) 판매 채널에서는 '내가 만드는 간병 상급 종합병원 치매통원 한도 인하'라는 알림이 돌았다. 해당 알림에는 '금감원 즉시 시행 요구'라는 문구가 포함돼, 금융당국이 업계에 간병보험 보장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당 알림에는 '금일(22일) 2구좌 이상 설계불가', '기존 발행한 청약서에 한해 금일까지 입금 가능', '서면·모바일·전자청약 모두 9월 22일까지만 입금 가능' 등의 구체적인 지시가 담겨있다. 즉 이번 주부터 간병보험에 가입하면 종전보다 보상한도가 축소된 상품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해당 내용으로 공지된 것이 맞다"고 답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동양생명만 시정요구를 받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간병보험에서도 입원비 한도를 높인 상품이 다수의 GA 채널에서 판매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생명보험업계 전체에 간병보험 보장을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상품 판매에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실제로 간병보험은 판매되는 영업 채널에 따라 상품구조가 상이하다.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과 GA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 구조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금감원이 일률적으로 보장한도를 축소하라고 전달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GA채널을 중심으로 간병보험 보장한도와 관련해 알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방카슈랑스에서 판매되는 간병보험과 GA에서 판매되는 간병보험은 상품구조가 상이한 부분이 있어 GA 채널을 중심으로 한도를 축소하라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입원비 한도를 높인 간병보험이 출시되면서 과당 경쟁이 발생할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동양생명뿐 아니라 타 보험사도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경우에 입원비 한도를 높여서 판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병보험 보장한도 축소는 금융당국이 앞서 환급률 개선을 명령한 단기납 종신보험 사태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종신보험이 보장성 보험임에도 환급률에 집중하는 영업방식이 '저축성보험'으로 오인될 수 있다며 환급률 개선을 명령했다.

간병보험 보장한도 축소는 보장확대에 따라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려졌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현재는 보장한도를 높여 영업을 활성화할 수는 있지만 향후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해당 담보의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적정 입원비 한도가 8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15만원에 달하는 입원비를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되면 상품 경쟁력은 보상한도를 높인 상품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보험사 간) 경쟁이나 조정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도를 한 경우가 있다"면서 "업계의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