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 도움 안 준 한국, 기억해두라” 투자 압박 강화

김원진 기자 2026. 9. 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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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서 기존 주장 되풀이…경제·통상 등 현안 ‘우위’ 노림수
청 “호르무즈 통항 자유 위한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 계속 검토 중”
한·미 외교회담 추진…이 대통령 이달 유엔총회 때 트럼프 만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이란과의 전쟁에 한국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기억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선 한·미 간 이견을 보이는 대미투자 등 현안에서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 방안을 지속해서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다른 국가들, 예를 들어 한국 같은 나라를 돕는 데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을 돕지만 그들이 우리를 도와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참여하겠느냐’고 묻자 모두 ‘아뇨,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예컨대 한국의 경우 4만명(실제 2만8500명)의 미군이 그곳에 있다”며 “그래서 내가 ‘이란과 관련해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그들이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답하더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겠다. 매우 고맙고, 감사하다. 하지만 이 일은 기억해두라. 진심이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는 기자 질문에 답하며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60%를 들여오는데도, 내가 ‘도움을 주겠느냐’고 물으니 ‘사양하겠다’고 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16일에도 SNS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한국이 이란 비핵화를 돕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가 이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한·미 간 대미투자 등 경제·통상 현안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미투자 세부 내용과 시점 등을 두고 양국 간 견해차가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현안을 언급하며 우회적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달 중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을 추진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기여 방안 등 정부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자유를 위한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과 관련해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며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초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려다 무산된 미국·영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연합 창설 협의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점도 국제적 노력의 한 예로 들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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