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에 메타까지…AI칩 주도권 품은 삼성 파운드리
작년 테슬라 계약 이어 대형 고객사 확보 눈앞
2나노 공정 관심 폭주…4분기 흑전 가능성도

삼성전자(005930)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발판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앤트로픽과 메타까지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형반도체(ASIC) 생산 기지로 위상을 확대하는 것으로 확인돼 흑자 전환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의 중장기 수주 잔액이 5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가 삼성 파운드리와 10조 원 이상 규모의 차세대 ASIC 설계·생산을 추진 중이다. 메타의 독자 AI 가속기인 ‘MTIA’는 1·2세대까지 TSMC에서 생산됐지만 올해 공개된 3세대부터는 삼성 파운드리를 파트너로 점찍은 것이다. 특히 MTIA 3세대는 삼성 파운드리의 최선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 분의 1m)를 적용해 수십만 장 규모로 양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메타는 현재 외부 기업에 AI 컴퓨팅 인프라를 임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서 MTIA가 핵심 칩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까지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면서 외부 칩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메타는 이에 6개월 주기로 차세대 칩을 내놓는 초고속 개발 체계를 가동해 내년에는 3세대를 거쳐 5세대 칩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칩 개발 속도전’을 위해 메타는 설계 전문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도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도 AI 반도체 설계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6개월 단위의 초고속 개발 일정을 소화하려면 자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메타는 삼성 시스템LSI와 초기 칩 아키텍처 설계 단계부터 공동 개발에 힘쓰고 있다.

미국 AI 기업인 앤트로픽 역시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을 활용한 ASIC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 외부 칩 의존도를 줄이는 ‘AI 인프라 내재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은 장기적으로 약 1GW 규모의 자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 규모만 약 500억 달러(약 7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전체 투자비의 절반가량이 AI 반도체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해 ASIC와 D램·낸드플래시 등의 반도체 투자액만 약 250억 달러(약 39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반도체 역량을 갖춘 만큼 앤스로픽의 AI 칩 생산에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5월 앤스로픽의 65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 시리즈 H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테슬라의 AI 칩 수주를 시작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AI 서버용 반도체 수주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와 차량용 파운드리 계약도 추진 중이라 수주 잔액이 50조 원 수준까지 늘 수 있다”며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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