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히어로!
연일 매진 소식이 들려오는 프로야구. 심상치 않은 속도로 꿈의 1,000만 관중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과거 야구는 흔히 말하는 ‘아재’들의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나, 최근엔 젊음의 상징 ‘MZ세대’, 특히 20대 여성들이 야구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키움 히어로즈는 10년 넘게 진행 중인 ‘히어로즈 주부야구특공대’를 시작으로, 서울 소재 여자대학을 돌아다니며 ‘히어로즈 여대 특강’ 같은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며 팬층 확보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또 키움은 젊은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KBO리그에 흥행에 활력을 넣고 있다. “같은 MZ세대로서 키움만의 색깔이 너무 매력적이에요”라는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이예빈 치어리더의 얘기. 단순히 야구가 좋고 무대에 서는 게 마냥 좋다는 그의 스토리를 들어볼까 한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Ilwoo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함께 인사 한마디 부탁해요. (6월 1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키움 히어로즈 치어리더 이예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름이 무척 예쁜데 무슨 뜻인가요?
재주 예(藝)에 빛날 빈(彬)자를 쓰고 있는데, 재주가 빛나라고 어머니가 지어주신 이름으로 기억해요.
유튜브에 업로드된 인터뷰 영상을 찾아봤는데 엄청 활발한 성격인 거 같더라고요. MBTI가 어떻게 되나요?
앞에 E랑 I는 반반이고요. 뒤에는 극 S, T, P입니다. (나 우울해서 빵 샀어’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나요?) “우울한데 빵을 왜 사?”라고 대답해요. 놀러 갈 때도 보통 완전 즉흥적으로 다니는 편입니다. J 성향은 찾아볼 수 없어요.

#무대는 내 천직
치어리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현재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인 (박)소현 언니가 저랑 같은 댄스팀에 있었어요. 소현 언니는 먼저 치어리더 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때 당시 언니 팀에 결원이 생겨서 한 번씩 대타로 나가다가 자연스럽게 직업이 됐어요.
원래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나요?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중, 고등학생 때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하며 댄스 학원에 다녔어요. 일로써 춤을 추기 시작한 건 치어리더가 처음이에요. (춤에 소질이 있었나 봐요?) 엄청나게 잘 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막 못 추지도 않는 것 같아요.
음악 방송에서 백업 댄서로도 활약했다고 들었어요.
댄스팀 활동 시절에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몇 번씩 나가는 정도였죠. 가끔은 최전방 군부대 행사에 다니기도 했고요.
야구장과 공연장에서의 안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군부대는 저희가 뭘 하든 엄청나게 좋아해 주시고 반응이 진짜 진짜 대단합니다. (강조) 또 차이점이 있다면 공연장은 우리만의 무대고, 우리가 주목받는 것에 반해 야구장은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입장이라는 거겠죠. (안무에서의 차이도 있나요?) 야구장에서는 잘 보이기 위해서 기본 안무보다는 동작을 크게 하는 편이고요. 공연장에서는 우리가 돋보이기 위해서 끼를 더 부리지 않나 싶어요. (웃음)
야구 치어리더는 이제 2년 차인데, 각종 돌발상황에 적응이 됐나요?
1년 차 때는 전혀 적응을 못 했는데 밑에 동생들이 들어오니까 정신이 바짝 차려지게 되더라고요. (어떤 돌발상황들이 있었나요?) 예를 들어 A라는 곡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다른 노래가 나오는 경우? 그러면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대형을 다시 잡고 아무렇지 않게 안무를 진행하죠.
어느덧 시즌을 60여 경기 진행했는데 시즌 중간 평가를 내려본다면요?
저는 60점 하겠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아직 60경기 정도밖에 안 했으니까요! (웃음) 경기를 치를수록 점수가 높아지지 않을까요? (시즌이 끝나면 100점 이상이 되겠네요?) 그러길 바라야죠. 시즌이 끝나면 100점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올 3월에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응원단으로 활약했는데 어떻게 갔는지 자세히 얘기를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음… 정확하지는 않은데, 고척돔이 저희 키움의 홈구장이기도 하니까 조금이라도 익숙한 저희 응원단이 맡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샌디에이고 대표 응원단으로 단상에 섰어요.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인 만큼 열기가 뜨거웠을 텐데, 당시의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엄청났죠. 개막 전부터 많은 야구팬이 관심 가져주시기도 했고, 그 경기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경기잖아요. 근데 사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응원방식이 달라서 초반에는 무척 고생했어요. 첫날에는 관중들이 호응도 없고 다들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어서 애를 좀 먹었죠. 무엇보다 마이크를 못 쓰게 해서 육성으로 유도하느라 힘들었어요. 다행히 둘째 날부터 마이크를 써도 된다고 해서 전날보다 수월하게 진행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첫째 날은 리허설 느낌으로 했던 기억이 나요.
방문했던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 ‘정말 멋있었다’라고 느껴진 선수가 있었나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요! 많은 선수 중에서도 풍기는 아우라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타티스 선수만의 스타일도 멋있고 어깨도 럭비선수처럼 엄청 넓어서 눈에 더 띄었어요. 쇼맨십도 뛰어났고요. 타티스 선수를 향해서 환호하니까 윙크인가? 저희를 향해서 손 키스를 해주더라고요. 멋있었어요. (흐뭇)
개사 응원가로 화제가 됐던 LA 다저스 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의 응원가 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 응원가 중에는 개인적으로 웃긴 게 있었는지 궁금해요.
뭐하나 빠짐없이 다 웃기고 재밌었어요. 처음 연습할 땐 응원가에 긴 영문 이름을 넣으니까 어색하고 부르기 어려웠는데 막상 해보니까 현장 반응도 좋았고 팬분들이 즐겁게 따라 불러서 여러모로 기억이 남네요.

#MZ세대로서
최근 KBO리그 관중 수가 증가했잖아요. 응원단상에서도 야구 인기를 실감되곤 하나요?
확실히 객석만 봐도 작년보다 많이 찾아와 주시는 걸 느끼죠. 그리고 저희 구단이 ‘히어로즈 여대 특강’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니까 여대생 팬이 좀 많아진 거 같아요. (유독 젊은 팬이 많아서 응원 유도가 수월할 거 같아요.) 이 부분은 당일 경기력에 따라 달라지곤 해요. 아무래도 이기고 있으면 다 잘 따라와 주시는데, 지고 있으면 분위기가 분위기인만큼 유도하기가 살짝 어려워요.
키움에서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와 안무가 있다면요?
이번에 새로 나온 ‘히어로즈의 노래’가 있는데 이 응원가가 제일 좋더라고요. 도입 부분부터 웅장한데, 듣고 있으면 괜히 뭉클해져요. 그리고 개막전 때 그라운드에서 깃발을 휘날리며 특별공연을 했거든요. 그때부터 딱 꽂혔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치어리더 복장은 어떤 건가요?
저희 응원복이 엄청 많거든요. 아직 입어보지도 못한 옷도 있을 정도로요. 그리고 수석 디자이너님이 복장이 어울리는 사람 위주로 옷을 배정해주세요. 많은 유니폼 중에서도 전 양팔에 네이비색이 들어간 ‘키움 데이 스페셜 유니폼’을 가장 좋아해요. 네이비색이 저랑 잘 받더라고요. 팬분들도 인정한 부분입니다. 저희 정복이 예쁘기로 유명하거든요. 아이돌스럽기도 하고 타 팀 치어리더들도 부러워해요.
특별공연 같은 무대는 어떻게 준비하나요?
특별공연이라고 해서 엄청 거창하진 않아요. (웃음) 평소와 같이 연습실에서 안무 맞춰보고 노래에 맞는 의상을 공유하고 조합해 보는 정도죠. 예를 들어 특별공연의 콘셉트가 러블리한 콘셉트면 핑크 핑크하고 공주스러운 의상을 고르고 직접 구매하기까지 합니다.
메이크업은 혼자 하는 편인가요?
메이크업도 보통 혼자 다 해요. 저는 보통 집에서 메이크업하고 출근을 해요. 중간에 땀을 흘릴 땐 그때마다 수정하는 편이고요. 얼굴에 땀이 정말 많은 편인데 닦기보다는 선풍기로 아예 말려요. (혹시 퍼스널컬러 테스트 받아봤나요?) 아뇨. 저만의 색을 모르겠으면 받아봤을 텐데 저는 어울리는 색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이에요. 워스트는 제 얼굴색이 확 죽는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이런 거고요. 반대로 베스트는 아까도 말한 네이비색, 하늘색, 흰색 같은 쿨톤이 되겠네요.
치어리더에게 숙명인 체중 관리는 평소에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운동하는 걸 진짜 싫어해서 저는 그냥 굶어요. (웃음) (경기 내내 쉼 없이 움직이는데 힘들진 않아요?) 그렇긴 한데, 안 먹고 뛰어야 살이 쫙 빠져요!
그렇다면 나만의 여름 보양식이 있다면요?
특별한 보양식이라기보다는 요즘 제가 ‘요아정’에 빠졌거든요. 한 달 내내 이틀에 한 번꼴로 먹고 있는데 그걸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어요. 너무 자주 먹으니까 주변에서 요아정에서 모델 시켜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더라고요.
실내에 있는 돔구장이 확실히 편한가요?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선 엄청 편하죠! 다른 몇몇 분들은 오히려 답답하다고 그러는데, 저는 치어리더 생활을 고척돔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아요. 반대로 원정에 가면 햇빛 때문에 무척 고생하거든요. 땀도 나고 눈도 잘 못 뜨는데 햇빛 없는 고척돔이 너무 좋습니다. (단점도 있을 거 같아요.) 굳이 뽑자면 저녁에 노을 지는 예쁜 풍경을 못 본다는 점? (한편으로는 돔구장 특성상 우천 취소가 없어서 매일 나와야 하는 게 힘들 거 같은데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완전 장점이죠. 준비해서 야구장 출근했는데 우천 취소라고 하면 너무 싫을 것 같아요. 일할 때 팍! 일하고 쉬는 게 좋습니다.
만약 내가 치어리더가 아니었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 것 같아요?
이 질문은 많이 받았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댄스팀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냥 ‘현재 하고 일에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인드라 지금은 치어리더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야구경기와 스케줄이 없을 땐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집순이 모드로 그냥 하염없이 누워있어요. 예전에는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요새는 집에서 쉬는 게 좋더라고요. (다른 취미도 있나요?) 친한 언니가 드러머인데 요즘에 언니 따라서 드럼을 치고 있어요. 엊그제도 연습하고 왔어요. 재밌고 어느 정도 소질이 있는 거 같아요.
치어리더 멤버들과 사이가 돈독해 보이던데 누구와 가장 친한가요?
저희 팀에서는 벌써 3년째 같이 활동하고 있는 (강)수경이요. 우선 동갑이라 잘 통하고 저랑 잘 맞아서 마음이 가는 친구입니다. 타 팀에서는 KT 위즈 멤버들이랑 친해요. (신)세희 언니, (이)금주랑은 농구단에서 함께 일해서 친하게 지내요. 지금의 절 있게끔 해준 소현 언니도 빠질 수 없죠. 소속팀이 달라서 다 같이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3달에 한 번씩은 꼭 보려고 해요.
SNS에서 드라이브 하는 피드를 올렸는데 차는 언제 샀나요?
이 부분은 해명할 게 있어요! 제가 작년 7월에 차 계약하고 10월쯤에 출고됐거든요. 근데 하필 유튜브 ‘노빠꾸탁재훈’ 출연했던 시기랑 겹쳤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거기서 잘 돼서 차 산 거 아니냐’라고 하더라고요. 절대 아니고요. 출연하기 전부터 계약했습니다.
자신의 운전 실력을 평가하자면요?
일단 겁이 없습니다. 끼어들기도 잘하고, 주차도 망설임 없이 잘하고요.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아르바이트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스케줄 청담’이라고 아시나요? 여기서 일을 했었는데 연예인들도 진짜 자주 오거든요. 그래서 유명인들을 소소하게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업장이 새벽까지 운영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저는 업무가 아무리 힘들어도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좋으면 괜찮거든요. 그래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우리의 히어로
치어리더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이나 애로사항은 뭐가 있을까요?
제가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네? SNS에서 보니까 화보 촬영 많이 했던데요?) 콘셉트가 딱 정해져 있으면 수월하게 할 수 있는데, 일상 모습은 너무 어색해서 좀 힘들어요. 퇴근길에 간혹 팬분들이 사진 요청을 해주시거든요. 잘 찍어드리고 싶은데 제가 아직도 카메라가 어려워서 팬분들에게는 잘 못 찍어드려 죄송한 마음뿐이죠.
이 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뿌듯하다고 느끼나요?
당연하게 제 일을 했을 뿐인데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을 볼 때요. 또, 지나가면서 고생한다며 음료수도 챙겨주시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감사하죠.
기억에 남거나 특히 재밌었던 경기가 있다면?
아까도 말했던 경기인데, 개막전 때 그라운드에서 공연했던 경기요. 그라운드 내에서 공연할 일이 거의 없어서 유독 기억에 남아요. 아! 또 작년에 이정후 선수가 마지막으로 대타로 나왔던 경기가 생각나네요. 부상으로 안 나오다가 홈경기 마지막에 대타로 나왔는데, 그때의 환호성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지금까지 들었던 소리 중에 제일 컸던 거 같아요.
이 직업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스포츠를 좋아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중학교 때 축구부도 했었고 농구도 좋아하거든요. 물론 지금은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지만요. 그리고 춤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어야 해요. 실력이 부족하면 팀원들도 힘들겠지만, 제일 고생하고 따라오지 못하는 본인이 가장 힘들 거예요.
키움 구단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젊음! 젊음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고 싶어요. 타 팀보다 유독 젊은 선수도 많고, 기회를 충분히 받은 뒤에 메이저리그 같은 큰 무대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팀 참 매력 있다’라는 마음이 들곤 해요.
끝으로 구독자분들한테 인사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선 귀한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키움을 비롯해 KBO리그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저도 많이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응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59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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