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월드컵 2회 탈락' 홍명보, 이게 책임인가...'100초' 대본 읽고 후련하게 퇴장, 끝까지 가벼웠다
![[OSEN=사포판(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9/poctan/20260629141606067prpq.jpg)
[OSEN=고성환 기자] 준비해 온 입장문을 100초간 읽고 끝났다. 질의응답도 없었다. 두 번째 월드컵도 최악으로 끝낸 홍명보 감독이 마지막까지 실망만 남기며 떠났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마련된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결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자회견도 아니었다. 약 1분 40초 정도 대본을 읽으며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게 끝이었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고 대표팀을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 저는 대한민국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쉽지 않은 자리, 결정이 아니었다. 감독을 맡기로 한 순간부터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내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게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동안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OSEN=사포판(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9/poctan/20260629141606326saxv.jpg)
언제나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했다는 이야기다. 홍명보 감독은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다. 오늘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신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끝까지 함께해 준 선수들과 코치진, 지원 스태프, 대표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는 오늘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건 아니다.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고맙습니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그게 끝이었다. 2년 전 팀을 맡은 홍명보 감독은 수많은 의문과 분노를 남기고 떠났지만, 그 어떤 질문도 받지 않은 채 퇴장했다. 심지어 후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얼굴이었다.
허망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여름 숱한 논란 속에 홍명보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겼다. 다양한 지도자가 후보군에 올랐지만,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만이 유일한 적임자라고 생각해 삼고초려 끝에 그를 재선임했다.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1승2패가 된 한국은 A조 3위로 밀리며 32강 자력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나머지 조들의 상황을 따져보고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후반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sunday@osen.co.kr](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9/poctan/20260629141607571eoem.jpg)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되풀이했다. 그는 12년 전에도 손흥민과 함께 월드컵 무대에 도전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했다. 1승 제물이라고 외쳤던 알제리를 상대로 와르르 무너졌고, 1명 퇴장당한 벨기에에도 무기력하게 패한 뒤 사퇴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기회를 받은 홍명보 감독. 그는 이번엔 다르다고 외쳤으나 48개국이 참가한 월드컵, 그것도 역대 최고 수준의 조편성에서 1승 2패로 탈락하며 한국 축구에 두 번째 참사를 안겼다. 한국 축구 역사상 두 차례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유일무이하다.
당연히 모두가 자진 사임을 예상했다. 홍명보 감독의 임기는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였지만, 더 이상 그에게 기회가 남아 있을 순 없었다.
입장문만 낭독하고 물러난 태도도 팬들의 눈높이엔 전혀 맞지 않았다. 박항서 지원 단장은 "대한축구협회는 뼈를 깎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라며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자기 잘못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한국 축구를 위해 책임을 다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뿐이었다. 그게 또 한 번 월드컵을 최악으로 만든 사령탑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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