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수입품 끊긴 남대문 수입상가…“계획이 불가능한 상황”

장현은 기자 2026. 3. 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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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상가에 가게가 있지만 2주 전부터 수입을 안 하기로 했어요. 원래 있던 물건만 팔고 일단 국내 업체에서 물건을 떼 오려고요."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원아무개(51)씨는 31일 한겨레에 '대한민국 대표 수입상가' 입점 업체라는 자부심을 잠시 내려놓고, 2주 전부터 수입을 멈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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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수입상가에 가게가 있지만 2주 전부터 수입을 안 하기로 했어요. 원래 있던 물건만 팔고 일단 국내 업체에서 물건을 떼 오려고요.”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원아무개(51)씨는 31일 한겨레에 ‘대한민국 대표 수입상가’ 입점 업체라는 자부심을 잠시 내려놓고, 2주 전부터 수입을 멈췄다고 전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함께 급등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3월25일 1달러 15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530원을 넘기며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원씨는 “우리 가게는 실내화, 팔토시, 가방, 모자 등을 수입해서 팔았는데, 환율 10원이 오르면 실내화 10개를 못 파는 것과 같다. 국내 업체는 대량 주문만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는 수입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전쟁 영향으로 유가에 이어 환율까지 급등하며, ‘달러’를 매개로 세계와 연결됐던 시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국이 예정된 이들은 불안정한 상황에 ‘계획 세우기’를 포기했고, 이미 달러에 매인 유학생, 수입 업체들은 도리 없이 ‘긴축’에 돌입했다. 시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국이 예정된 이들은 불안정한 상황에 ‘계획 세우기’를 포기했고, 이미 달러에 매인 유학생, 수입 업체들은 도리 없이 ‘긴축’에 돌입했다.

오는 6월 사업과 여행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김두형(31)씨는 “숙소를 알아보지만 무서워서 결제할 생각을 못 하고 있다. 계속 환율 체크 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며 “계획을 세워도 다 꼬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이아무개(31)씨의 신혼여행 계획도 곳곳이 암초다. 이씨는 “애초에 유럽 신혼여행을 계획했다가 중동 영공을 지나는 항공편이 불안해 뉴질랜드로 계획을 바꿨다”며 “여기 더해 환율과 유가 탓에 신혼여행 일정이 차질을 빚을지도 몰라, 숙박이나 렌터카 예약을 할 때마다 돈을 좀 더 얹더라도 무료 취소가 가능한 곳으로만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유학하는 홍아무개(30)씨는 별수 없이 긴축에 돌입했다. 홍씨는 “당장 생활비가 급해 환율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1510원 수준에서 200만원을 환전했다. 1400원대 환율에서 환전했을 때보다 쥐는 돈이 100달러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일단 외식은 굉장히 자제하고 있고, 운전도 꼭 필요할 때만 한다”고 전했다.

환율 부담을 피할 수 없는 국내 수입물품 업체도 ‘버티기’ 말고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경기 파주에서 와인 수입 업체를 운영하는 한지훈(27)씨는 “달러 환율뿐만 아니라 와인을 들여올 때 주로 쓰는 유로 환율도 크게 올라 마진율(중간이익율)이 통상 30% 수준에서 지금은 말 그대로 0%”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씨의 선택도 다른 비용을 최대한 줄여 적자 폭을 줄이는 것뿐이다. “우리는 저가 와인 공급을 내세우고 있어 가격도 못 올리고 고환율을 그냥 버틸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에 직원 한명도 결국 내보냈어요.”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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