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채원 양 유족 "딸의 이름으로 안전한 길 만들어지길"
장윤기 법정 최고형·피해자 지원체계 개선 촉구
유족 측 "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니는 길 만들어야"
전문가 "강력범죄 피해, 오로지 피해자가…체계 시급"

"처음에는 저희 아이가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단순히 알리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제는 누군가를 돕는 일 좋아했던 딸의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은 이번 사고를 알려서 더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광주 첨단지구에서 피습 살해된 고(故) 이채원(17)양의 유족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딸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이유를 1일 이같이 밝혔다.
유족은 채원 양의 이름이 슬픔으로만 남지 않고 강력 범죄에 대한 대응 체계 강화를 통해 청소년 안전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채원 양의 어머니 A씨는 "딸은 돌아오지 않지만 채원이를 위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저희가 외치는 수밖에 없다"며 "채원이의 이름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람 돕는 일 좋아했던 학생…"안전한 길 만들어지길"
어머니 A씨는 채원 양에 대해 "속 깊고 다정한 딸이었다"며 "본인이 힘든 것보다 엄마, 아빠와 주변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채원 양은 친구들에게도 배려 깊은 학생이었다. 늦은 시간 함께 공부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자신보다 키가 작거나 걱정되는 친구를 먼저 데려다준 뒤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유족이 처음부터 이름과 얼굴 공개를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가족들은 채원 양의 동생이 받을 충격도 고려해야 했다. 유족은 "아들이 누나를 위해서라면 얼굴과 이름을 공개해도 된다고 말해줬다"며 "그 마음이 고마웠고 그때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족은 이름 공개가 또 다른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채원 양의 이름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A씨는 "피습 사고 후 현장에 조명이 새로 설치된 것으로 안다. 채원이 덕분에 앞으로 여러 명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두운 거리에 이런 재정비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의자 법정 최고형 선고돼야…심리치료 지원 등 미흡
이들은 "피의자는 추호의 동정도 받을 자격이 없는 범죄자"라며 "다른 부모가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피의자가 다시 사회에 나오지 않길 바란다. 두 번 다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감형이 이뤄진다면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두 번째 살인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 선고와 함께 시민에게는 엄벌 탄원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또한 사건 이후 가족과 친구, 교사들이 겪는 고통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가족부터 주변의 친구들, 이웃들까지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유족은 범죄 피해자 가족이 사고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조차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현실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지만 저희는 무엇을 도와달라고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경우에는 누군가 담당자가 지정돼 절차를 안내하고 끝까지 함께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죄 피해 대응 시스템 태부족"
재난 사고의 경우 일선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지원 체계가 작동하지만, 이 같은 강력 범죄 피해와 관련해서는 행정·사법기관의 지원 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 사회에는 재난 사고에 대응하는 체계가 어느 정도 마련돼 있지만 강력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는 체계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양은 지난달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거리에서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조사 결과 장윤기는 애초 자신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실패하자 대신 이양을 상대로 분풀이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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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정유철 기자 jycb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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