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수 알짜부지 꿰찬 '뷰티 창고'
'오프뷰티' 성수 매장 가보니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친구들이랑 여행왔는데 돌아갈 때 어머니 선물을 사려고 보고 있어요."
1일 서울 성동구 오프뷰티 성수메가팩토리점을 찾은 일본인 A씨는 직원에게 '설화수'에 대해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고급 라인인 설화수는 이 매장에서 24%의 할인율을 적용해 기존 7만원대의 상품을 5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직원들은 유창한 영어로 외국인 고객들을 응대한다.

오프뷰티는 뷰티 아웃렛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광장시장에 첫 매장을 열었을 당시부터 주목 받았다. 이후 저가 상품을 앞세워 빠르게 매장을 늘리며 현재는 전국에 27개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대명화학그룹 계열인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운영한다. 대명화학은 '코닥어패럴'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뷰티가 이번엔 서울 성수동 알짜부지에 문을 열었다. 수많은 팝업이 열렸던 오프라인 공간 '피치스 도원'이 있던 자리에 정식 매장으로 개점했다.

이날 찾은 오프뷰티는 상징인 보라색으로 매장 곳곳을 채웠다. 중국ㆍ일본인부터 미국ㆍ유럽인까지 다양한 고객들이 창고인지 매장인지 모를 '뷰티 창고'를 탐색한다. 한국인 고객들은 평소 볼 수 없었던 할인율에 놀라며 가격을 살펴보고, 외국인들은 휴대전화에 적어 온 쇼핑 리스트를 보며 상품을담기에 여념이 없다.
오프뷰티는 남성 고객의 발길도 붙잡는다. 이날 매장에는 혼자찾은 남성 방문객들도 눈에 띈다. 올리브영 같은 매장의 친절함과 동선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남성들에게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직접 발라보는 체험보단 기능을 중시하는소비 성향에도 어울린다. 혼자 매장을 찾은 20대 남성은 "가볍게 들리기에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프뷰티가 파격적인 할인율을 선보일 수 있는 건 여러 요인 때문이다. 쿠팡처럼 직매입을 통해 중간 마진을 줄이고, 해외 브랜드는 백화점 재고를 병행수입해 비용을 낮춘다. 가격 결정권이 유통사에 있으니 가격을 마음대로 책정할 수도 있다. 일부 유통 기한이 가까운 상품은 따로 모아 90%에 가까운 할인을 하기도 한다.
또 별도의 물류센터 없이 매장을 창고로 활용한다. 실제 성수 매장도 매대 뒤 곳곳에 상품이 박스째로 쌓여있다. 부피가 작은 상품은 진열하지 않은 채 박스에 넣어두면 소비자가 골라 가져가는 방식이다. 거액의 마케팅 비용 없이 '싸다'는 이미지만으로 입소문을 낸 덕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방문객들은 브이티과 메디필 등 K뷰티 대표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매장은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롤러 등 소형 미용기기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매장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가품'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에게 말해주듯 각 제품에 '코스맥스' 등 제조사의 로고를 걸어 놓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벤트 같은 마케팅을 앞세운 체험형 매장보다 비용을 최소화한 오프뷰티가 뷰티 유통의 또다른 실험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아웃렛 형태의 매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K뷰티 인기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아직 성공 여부를 말하긴 이르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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