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47% vs 트럼프 42%… TV토론 뒤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

홍정수 기자 2024. 9. 1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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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대선]
트럼프 “더이상 토론 필요없어”… 해리스 “추가토론은 의무” 압박
트럼프측 “7개 경합주 여론조사… 48% vs 46%로 앞섰다” 주장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TV토론 뒤 실시된 첫 전국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의 격차를 소폭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후보의 TV토론 판정승이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에 균열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지지 후보가 없던 부동층 공략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7개 경합주에선 여전히 트럼프 후보가 우세하다는 관측도 있어 어느 쪽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한 번의 TV토론은 트럼프 후보의 거부로 사실상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후보는 “앞선 2번의 토론에서 모두 이겼기 때문에 다른 토론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12일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한 차례 더 토론을 갖는 건 유권자들에 대한 의무”라며 상대를 압박했다.

● 상승세 탄 해리스, 토론 뒤 지지율 증가

11, 12일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전국 등록 유권자 1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누구를 뽑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7%는 해리스 후보를, 42%는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다.

이는 지난달 21∼28일 동일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가 45%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 후보(41%)를 4%포인트 차로 앞섰던 것과 비교해 미세하게나마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달 조사에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 제3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9%였으나, 케네디가 후보에서 사퇴한 뒤인 이번 조사에선 해당 응답이 3%로 줄어들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10일 밤 실시된 TV토론에서 해리스 후보가 선전한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해리스 캠프는 제3 후보나 무응답 등을 선택했던 부동층이 지난달 14%에서 이달 11%로 줄며 해리스 후보 지지율이 2%포인트 상승한 것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이날 조사에선 TV토론을 시청한 유권자의 절반 이상(53%)이 해리스 후보를 토론의 승자로 꼽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후보가 50% 대 45%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다만 통계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같은 날 “이번 결과에 지나치게 무게를 둬선 안 된다”며 “여전히 트럼프가 핵심 경합주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캠프도 11일 자체 실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트럼프가 48% 대 46%로 앞섰다”며 “해리스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라고 주장했다.

● 경합주 유세 재개… 트럼프 “3차 토론 없다”

TV토론 다음 날 뉴욕 9·11테러 추모식에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던 두 후보는 12일 각자 경합주 유세를 재개하고 상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멕시코 국경과 가까운 서부 애리조나주 투손을 찾은 트럼프 후보는 “우린 토론에서 기념비적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또 해리스 후보를 “거짓말쟁이”라며 “어떤 계획이나 정책, 세부 내용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TV토론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훔친다’는 허위 주장도 반복했다. 다만 토론 때처럼 “잡아먹는다”란 표현은 쓰지 않았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세 번째 TV토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카멀라는 (부통령) 4년 동안 했어야 할 일에나 집중해야 한다”며 “3차 토론은 없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후보에게 우호적인 보수성향 폭스뉴스가 내달 추가 TV토론 주관을 제안했지만 더 이상의 TV토론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후보는 TV토론 승리에도 낙관론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에서 “우린 여전히 약자(underdog)”라며 “끝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독려했다. 트럼프 후보에 대해선 “헌법을 파괴하겠다는 사람을 또다시 대통령에 앉힐 순 없다”고 비난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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