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최후 항쟁 기리며" 부활제 엄수…전우원 사죄도

5·18단체 "불순 세력 맞서 개헌·유공자 예우 해결할 것" 다짐
전우원 "민주주의 희생 영령께 가족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 상여 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3.05.2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헌정 유린과 폭압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킨 오월 영령의 넋을 기리는 부활제가 엄수됐다.

부활제에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도 함께해 광주시민을 향해 5·18민주화운동 학살 만행과 헌정 질서 유린 등 할아버지의 죄를 거듭 사죄하며 오월 영령에 헌화·분향했다.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2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를 치렀다.

부활제엔 5·18 유공자 등 300여 명이 참가해 43년 전 이날 옛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 계엄군과 맞서 싸우다 산화한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5·18유공자 50여 명은 본행사에 앞선 오후 5시부터 금남공원 앞에서 5·18민주광장까지 민주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자 상여를 들고 행진했다.

이들은 옛 전남도청 앞에 세워진 5·18민중항쟁 알림탑까지 행진해 준비된 제삿상 앞에서 제례를 올렸다. 제례를 마친 이들은 본격적인 추모제를 열고 추모사를 읊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 도중 무용가 장은정씨가 살풀이 춤을 추고 있다. 2023.05.27. leeyj2578@newsis.com

정성국 공로자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43년 전 오늘 이곳에서 산화한 영령들은 1980년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됐다"며 "앞으로 우리들은 불순 세력의 끝없는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한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개헌과 유공자 예우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어떤 불순 세력의 겁박에도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것을 공고히 한다"며 "오늘을 계기로 5·18이 전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활제에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도 함께했다.

전씨는 제례에 직접 참여해 분향·헌화한 뒤 광주시민을 향해 할아버지의 죄를 거듭 사과했다.

전씨는 "43년 전 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국군들이 할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광주시민들을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만들었다"며 "당시 돌아가신 분들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온몸을 바치신 분들께 다시한번 가족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전씨는 행사 직후 열린 나눔행사에도 참여해 5·18유공자들의 식사를 직접 배식하기도 했다.

부활제는 1984년 5월 27일 도청 지도부와 기동타격대 회원들이 모여서 영령들의 제사를 지내던 것이 시작이다. 초기에는 천변좌로와 유동사거리 등지에서부터 시작되는 시가행진을 벌이기도 했으며 이를 막는 공권력과 대치하는 상황도 겪었다. 이후 5·18 저변이 확대되면서 열흘 간 항쟁의 마지막 순간을 기리고 산화한 열사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 학살과 헌정 질서 파괴 주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중항쟁기념 부활제에 참석해 광주시민을 향해 사죄하고 있다. 2023.05.27.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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