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조용히 준비한 삼성의 AI 시장 지배 전략, 천문학적 금액 쓴 이유는?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천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공조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진 조 단위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100년 역사의 유럽 공조 강자 품다

플랙트그룹은 1918년 설립된 100년 역사의 글로벌 공조기기 전문기업이다. 유럽 공조기기 시장에서 12.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조 명가인 캐리어(6.8%)보다 높은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냉방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박물관, 공항,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플랙트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7% 증가한 7억3천만유로(약 1조2천억원) 수준이다.

▶▶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위한 전략적 포석

이번 인수의 핵심은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있다. 플랙트그룹은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냉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AI·반도체·전장과 연결성을 고려한 'AIDC(AI 데이터센터) 기반 하드웨어 수직계열화' 전략의 퍼즐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글로벌 공조시장 진출 가속화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3위권 냉난방 공조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이번 플랙트그룹 인수로 유럽 공조 시장에도 본격 상륙하게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정밀 온습도 제어, 무균 공조기술, 병원 공조시스템, 데이터센터 냉난방공조(HVAC), 특수환경 공조 등 다양한 시장에 한꺼번에 진출하게 됐다. 또한 스마트싱스 중심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지보수 사업 확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 반도체 위기 극복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최근 직면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

삼성전자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올초 예고한 인수합병(M&A)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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