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 없어지나”…여름 4개월로 늘고, 가을은 ‘딱 두달’

기상청, 100년간 여름 길이 비교 결과 발표
‘3개월씩 사계절’ 옛말…여름더위 더 독해져
처서 30℃ 육박…서울 폭염일수 한 달 이상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13일 부산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부산역 앞 횡단보도를 지나는 귀성객 등 시민들 사이로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여름이 한 달 이상 늘어난 반면, 겨울과 봄·가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은 전국 6개 관측 지점(서울·인천·대구·부산·강릉·목포)을 기준으로 1912~1920년과 2011~2020년의 여름 길이를 비교한 결과 96일에서 127일로 31일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겨울은 107일에서 87일로 20일, 가을은 74일에서 64일로 10일, 봄은 88일에서 87일로 하루가 각각 줄었다.

여름이 시작하는 시기도 100년 전보다 당겨졌다. 기상학적 의미의 여름 시작일은 일 평균기온이 20℃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1910년대에는 6월13일이었으나 2010년대에는 5월25일로 19일 더 빨라졌다. 

이에 1920년대에는 3~5월이 봄, 6~8월이 여름, 9~11월이 가을, 12월~이듬해 2월이 겨울이었으나, 이제는 여름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는 늦봄으로 여겨졌던 5월도 점차 여름처럼 더워지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의 절기 ‘처서’(8월22일 또는 23일)의 기온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04년 처서 당일 평균 기온은 22.8℃였으나, 2014년에는 25.2℃, 올해는 28.6℃를 기록했다.

여름의 더위는 더 독해졌다. 서울의 폭염(최고기온 33℃ 이상) 일수는 2020년 4일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일, 올해는 33일을 기록했다. 이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뜨겁고 축축한 바람이 불어와 습도가 높아지고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