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중간점검, 시청률 잡았지만 '불친절한 가위질'에 우는 완성도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방영 중반을 넘어서며 안방극장의 화제성을 독식하고 있다. 아이유와 변우석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초반의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고 높은 시청률과 해외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2부작이라는 짧은 호흡과 매끄럽지 못한 편집 방식이 작품의 몰입도를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21세기 대군부인'은 현재 전국 시청률 11.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수성 중이다. 특히 21세기 입헌군주제라는 독특한 세계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OTT 플랫폼을 통해 해외 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왕실의 고전적인 품격과 현대 재벌가의 화려함이 충돌하는 지점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판타지로 작용하며, 아시아 전역을 포함한 서구권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방영 초반, 변우석의 대사 톤과 아이유의 캐릭터 설정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두 배우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변우석은 초반의 다소 경직된 톤을 벗어던지고,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이안대군의 내면적 슬픔과 야심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 중이다.

아이유의 재벌 평민 성희주 캐릭터도 도도하면서도 당찬 매력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극 초반의 '장만월' 기시감을 지우고 성희주만의 독보적인 아우라를 완성했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제작진이 풀어야 할 뼈아픈 숙제가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전개와 편집이다.

본래 더 긴 호흡으로 기획된 듯한 방대한 세계관을 12부작이라는 틀에 구겨 넣다 보니, 사건의 인과관계가 생략되는 대목이 잦다. 인물 간의 감정선이 급작스럽게 튀거나, 중요한 갈등 상황이 허무하게 해결되는 등 '축약본'을 보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성이 부족해 시청자들이 맥락을 스스로 유추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특히 정치적 암투와 로맨스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편집점이 매끄럽지 못해 극의 흐름이 툭툭 끊긴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분명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이라는 설정의 시각적 즐거움과 서사적 신선함을 전해주면서 성희주라는 캐릭터의 발랄함을 통해 힙하고 쿨한 입헌군주국 드라마를 선사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의 매끄럽지 못한 연출과 방향성이 그에 닿지 못한채 평범한 작품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21세기 대군부인'의 남은 관전 포인트는 '수습'과 '폭발'이다.
과연 짧은 회차 안에서 이안대군과 성희주의 신분을 초월한 로맨스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그리고 왕실 내부의 권력 다툼이 매끄럽게 마무리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2부작이라는 짧은 호흡이 오히려 후반부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용두사미의 아쉬움으로 남을지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제작진이 남은 회차에서 얼마나 밀도 높은 편집으로 이야기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지가 이 작품의 최종 평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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