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팬데믹 기간 중 중러 국경에 대규모 장벽 확충

서필웅 2023. 5. 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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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중국·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에 장벽을 대규모로 확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하며 "국경과 전연, 해안과 해상, 공중에 대한 다중적인 봉쇄 장벽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새로 차단할 것은 차단하면서 봉쇄의 완벽성을 기하라"고 명령한 것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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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강화 속 주민들만 고통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중국·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에 장벽을 대규모로 확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역을 명분으로 한층 더 엄격한 국경 통제에 나서 내부 지배력 강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가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여러 시기에 촬영된 북한 국경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최소 489㎞에 걸쳐 철조망과 콘크리트 장벽, 이중 울타리 등이 새로 설치되거나 확장됐다. 위성 이미지 상태나 지리적 특징 등의 제약으로 약 1418㎞에 달하는 국경 전체가 조사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국경 장벽이 보강됐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 북중 최접경 도시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에서 바라본 북한 온성군 남양에는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은 두만강변 투먼 중국 세관 건물. 연합뉴스
새로운 장벽의 대부분은 산 같은 자연 장애물이 없는 인구 밀집 지역 주변에 설치됐다. 두만강 북동쪽 국경 근처에선 평평한 농업 지역에도 새로운 시설물이 세워졌다. 미들베리 연구소의 데이브 쉬멀러 선임연구원은 “이쪽엔 마을이나 도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국경 출입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할 자연 경계물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하며 “국경과 전연, 해안과 해상, 공중에 대한 다중적인 봉쇄 장벽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새로 차단할 것은 차단하면서 봉쇄의 완벽성을 기하라”고 명령한 것에 주목했다. 실제 중국 국경 인근에서 일하는 한 탈북자는 로이터에 “보안 카메라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고, 철조망과 전기 울타리를 포함한 여러 겹의 울타리가 설치됐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한국 담당 선임 연구원 리나 윤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를 핑계로 새로운 철책과 감시 초소, 기타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 운동가나 탈북자, 중국 내 소식통 등은 북한의 이러한 장벽 설치가 북한 내 취약 계층의 경제적 생명줄을 끊고,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을 봉쇄하며,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북자 수가 대폭 줄어든 것도 이 영향으로 보인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은 총 67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1047명보다 크게 줄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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