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캡틴이 다 있다...몸살·구토+무릎 부상에도 '우승'만 바라보는 구자욱, 왕조 막내→진짜 리더가 되다

오상진 2024. 10.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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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15년 정규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구자욱(31)은 1군 데뷔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왕조의 막내로 가을야구 무대에선 구자욱은 팀이 왕조 시대를 마감하고 준우승에 머무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구자욱은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꾸준히 활약했지만, 팀은 가을야구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9위-9위-6위-8위-8위로 암흑기를 보낸 삼성은 2021년 모처럼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KT 위즈와 1위 타이브레이커에서 아깝게 패한 삼성은 코로나19 여파에 3전 2선승제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데뷔 후 두 번째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구자욱은 2경기 타율 0.429(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탈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삼성은 2022년 7위, 2023년 8위에 머물렀다. 2024시즌 역시 전문가들은 삼성이 하위권을 맴돌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은 보란 듯이 예상을 뒤엎으며 정규시즌 2위(78승 2무 64패)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는 '캡틴' 구자욱의 활약이 있었다. 주장이라는 부담스러운 역할을 맡고 성적이 하락하는 선수들도 종종 있지만, 구자욱은 전혀 달랐다. 그는 올 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92득점 13도루 OPS 1.044로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데뷔 첫 30홈런을 포함해 처음으로 3할-30홈런-100타점 시즌을 만들었다.

특히 시즌 막바지인 9월 16경기서 타율 0.500(58타수 29안타) 9홈런 24타점 18득점 출루율 0.559, 장타율 1.017, OPS 1.576의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삼성이 2위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구자욱은 생애 첫 월간 MVP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정규시즌의 뜨거운 타격감은 3년 만에 다시 밟은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며 팀의 10-4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된 구자욱은 시상식과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했다. 몸살과 구토 증세 때문에 경기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수액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1차전을 승리로 이끈 구자욱은 2차전에서도 변함없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4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15일 열린 2차전에 나선 구자욱은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나갔다.

문제는 다음 장면에서 발생했다. 구자욱은 다음 타자 르윈 디아즈의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때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다리가 뒤로 꺾이면서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통증을 참고 계속 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구자욱은 디아즈의 적시타 때 절뚝거리며 어렵게 홈까지 들어와 동점 득점을 올렸다. 이후 이성규와 교체돼 경기를 마친 구자욱은 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받았고,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당초 구자욱은 3, 4차전이 열리는 잠실 원정에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바뀌었다. 빠른 회복을 위해 일본행을 택한 것이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구자욱은 16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18일까지 치료를 받는다. 삼성 구단은 "부상 치료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19일 이후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로 복귀 시점을 잡은 것은 만약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게 될 경우 20일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 반드시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나아가 9년 만에 눈앞으로 다가온 한국시리즈 무대를 놓치지 않겠다는 구자욱의 간절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삼성은 2차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구자욱을 위해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고, 단단한 결속력을 앞세워 10-5 대승을 거뒀다. 자리를 비워도 '캡틴'의 존재감은 삼성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9년 전 왕조의 막내였던 구자욱은 어느덧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의 '진짜 리더'가 됐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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