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음주운전 사고 유일 증가… 대전 사망자 전국 1위 불명예

음주운전사고 대전지역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지난해 대전지역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감률을 보이는 등 음주운전이 도통 근절되지 않고 있다.

연말연시 각종 송년 모임이 잦은 시기,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운전자들의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14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의 ‘2024년판 교통사고 통계분석’을 보면, 지난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음주운전 사고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세종은 유일하게 76건에서 80건으로 5.3% 증가했다.

특히 대전의 경우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년 새 18.9% 감소했으나 사망자 수가 2022년 3명에서 5명으로 66.7% 늘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 증감률이다.

지난해 대전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 5건 중 3건은 시민들이 한창 활동할 아침, 오후 시간에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 6일 오전 9시 55분경 서구 관저동 건양대병원 앞 노상에서 음주 상태의 4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가 맞은편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6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또 같은 해 4월 8일 오후 2시 20분경 서구 탄방중학교 옆 인도를 걷던 당시 9살 배승아 양이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유명을 달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한 해에만 지역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5명이 숨지고 555명이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자행되는 음주운전이 여전히 만연한 실정이다.

대전경찰이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까지 운영 중인 음주·마약운전 특별단속에서 지난 2주(이달 1일부터 13일) 간 총 76건의 음주 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 5.8명 꼴로 음주운전이 발각된 셈인데, 그중 53명은 면허 취소, 23명은 면허 정지 조치됐다.

더 큰 문제는 음주운전으로 크고 작은 법적 처벌을 받고도 2명 중 1명은 다시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대전지역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1년 43.4%, 2022년 44.1%, 지난해 43.9% 등으로 매년 40%대를 웃돌고 있다.

대전경찰청은 앞으로 3개월간 교통싸이카·암행순찰팀, 각 경찰서 교통외근 및 기동대 등 동원가능한 경력을 최대한 배치해 주·야간을 불문하고 단속장소를 수시로 이동하는 ‘스팟 이동식’ 단속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서원우 대전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음주운전은 타인에 피해를 주는 행위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범죄”라며 “음주운전이 언제 어디서나 단속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때때로 변경하는 ‘스팟 이동식’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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