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일톤 세나의 전기를 다룬 시리즈 제작 중

F1 본능의 질주, 슈마허와 같은 F1을 소재로 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넷플릭스가 또 한 번 포뮬러 1을 다룬다. 이번 테마는 레이스에 모든 인생을 걸었던 아일톤 세나에 관한 이야기다.

이건 고집 센 버니 애클레스턴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날 포뮬러 1이 유럽을 넘어 그토록 갈망하던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에 넷플릭스가 엄청난 공헌을 했다는 사실 말이다. 넷플릭스가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제작했던 포뮬러 1 리얼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는 벌써 수차례나 시즌을 갱신하면서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다큐멘터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포뮬러 1을 상징하는 인물, 슈마허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추가하면서 확실히 넷플릭스는 포뮬러 1 카테고리를 움켜쥐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아예 쐐기를 박으려는 듯, 넷플릭스는 최근 새로운 포뮬러 1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작을 밝혔다. 이번 주인공은 80~90년대 포뮬러 1 전체를 관통하는 한 인물로, 다름 아닌 아일톤 세나다. 사실 아일톤 세나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 성격의 다큐멘터리는 이전에도 있었다. 물론 일부는 다큐멘터리임에도 극적인 효과를 위해 실제 이야기와 다른 각색을 가미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악역이 된 사람들과 그의 팬들에게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건 아일톤 세나에 관한 이야기는 원한다면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세나를 또 다루려는데는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과는 아예 다른 형식을 채택했다. 아일톤 세나의 기록 영상이 아닌 그를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 시리즈라는 점이다. 형식이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지난 다큐멘터리들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요소는 가미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아일톤 세나의 레이스 커리어 시작부터 다룰 예정이라 밝혔다. 소개에 따르면 주니어 클래스인 포뮬러 포드 시절부터 다룰 예정이라 하는데, 팬이라면 좀 아쉬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생전 아일톤 세나는 버릇처럼 ‘카트를 타던 시절이 가장 순수하게 레이스를 즐길 수 있던 시절이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트는 아일톤 세나의 일대기를 다루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이 부분을 제외한 것은 아마도 6부작이라는 시리즈의 한계 때문이었다 예상된다.

아무튼 이 시리즈의 시작은 아일톤 세나가 영국으로 건너와 포뮬러 포드로 본격적인 레이싱 드라이버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시점부터다. 극에서는 아일톤 세나와 연결되어 있던 다양한 인물들도 등장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그를 맥라렌으로 이끌었던 론 데니스는 물론이고, 게하르트 베르거와 더불어 연적이자 파트너였던 알랭 프로스트도 극중 인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감정적인 순간에 관한 이야기도 대부분 다루어질 예정이다. 가령 브라질리언 그랑프리에서 한쪽 손으로 고장 난 기어를 고정한 채 달리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이나, 그랑프리 우승 후 비명을 지르며 격양된 감정을 표현한 순간들도 모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드라마 시리즈와 달리 이 시리즈는 벌써 결말이 정해져 있다. 1994년 5월 1일 산마리노 그랑프리가 극의 클라이맥스이며, 해당 시점을 끝으로 아일톤 세나가 운명을 달리한 이후의 과정을 여운처럼 그리며 마칠 것이다. 넷플릭스는 완벽한 현실 고증을 위해 수많은 기업들에게 협조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티저 영상에 등장하는, 당시 맥라렌을 후원했던 후원사 로고부터, 심지어 오늘날 거의 모든 매체에서 광고가 금지되어 있는 담배 회사의 로고를 노출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처럼 많았을 것이 분명하다. 단지 티저 영상만으로도 그런 노력들이 어디까지 미쳐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맥라렌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당시 아일톤 세나가 탔던 레이스카를 완벽히 복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렇게 각고의 노력 끝에 제작된 아일톤 세나 드라마 시리즈는 총 6부작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에 전 세계에 공개될 것이라 밝혔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들이 아일톤 세나의 스토리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올해가 아일톤 세나가 떠난 지 정확히 30주년이 되는 해이며, 티저를 공개한 시점이 아일톤 세나가 세상을 떠난 5월 1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들은 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하는 시점부터 티저 공개 시점조차 현실 고증에 입각해 진행한 셈이다.

평소 아일톤 세나를 흠모했던 팬들을 물론이고, 그간 넷플릭스를 통해 포뮬러 1의 세계로 들어온 레이스 팬들에게 그야말로 소중한 한 편의 시리즈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다시 한번 넷플릭스의 노고에 진심 어린 박수를 정기구독 연장이라는 방법으로 보내고 싶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