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시선] 강병인 작가가 자신의 브랜드를 세상에 알린 방법
브랜딩이 중요해진 시대다. 브랜딩에 있어서 중요한 건 자신의 브랜드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참이슬과 미생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작품들과 협업을 하며 글씨를 써온 강병인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Q. 어쩌다가 캘리그라피 작가를 하게 됐습니까?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한글서예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서예는 운명이 되었고, 잘 쓰지는 못했지만 늘 붓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90년 대 말부터 디자인과 서예를 접목하는 방법을 실험하고 오늘날 멋글씨 작가, 캘리그래퍼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길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새로 내는 것이어서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오직 좋아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거나 즐길 수 있었습니다.
Q. 그동안 작업한 대표적인 작품은 무엇입니까?
사실 모든 작품들이 저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순수 작품과 디자인적인 쓰임의 작품으로 나눠야 하고 그 중에 몇 가지만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순수작품으로는 한글 봄, 꽃, 솔, 황소, 개 등이 있습니다. 특히 저는 ‘봄’자를 좋아하는 데, 그 뜻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ㅂ 그 가지 위에 꽃이 피어난다
ㅗ 가지가 되고 마침내
ㅁ 땅에서 싹이 나 자라고
아래로부터 위로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한글은 하늘과 땅, 사람을 문자의 바탕 체계로 삼았습니다. 봄이라는 해체하여 글씨를 쓰면 한글 제자원리를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땅에 해당하는 종성 ㅁ은 땅에서 싹이 나고 사람인 중성 모음 ㅗ는 가지가 되며, 하늘이 되는 초성 ㄲ은 꽃잎이 피어나는 모습을 표현이 가능합니다.
디자인적인 쓰임의 작품으로는 영화 의형제, 드라마 대왕세종, 정도전, 엄마가뿔났다, 미생 그리고 참이슬, 화요, 열라면 등이 있습니다.
가게의 상호나 책의 제호 등등 글씨는 그 쓰임이 정말이지 다양합니다.
이를 통해 한글의 독특한 조형성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한글 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찾고 알리는 것이 나름이 사명이 되어왔습니다.
Q. 강병인 작가의 글씨를 어떻게 처음 세상에 알렸고 브랜딩을 해나갔는지 궁금합니다.
기존의 방식, 즉 전통 서예만으로는 ‘다른 글씨’를 쓸 수 없다는 자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상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컨셉을 도출해 디자인에 적용하는 방식을 서예에 접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순수 서예나 상업서예를 통해 한글 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찾고 알리자, 그것이 글씨를 쓰는 나름의 목표였기에 ‘강병인’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되지 않았나 여깁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1인 브랜딩’에 심혈을 기울였고 관리해 왔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Q. 본인의 마음을 울린 문구는 뭡니까?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오래 전 어떤 잡지의 본문에 글씨를 썼었던 문구입니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 삶의 목표여야 한다는 말로 늘 새기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세상에 어떤 글씨들을 채워 갈겁니까?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음으로 건너가지 않으면 강병인의 미래가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사실 건너가기 위한 정리를 어느 정도 해놓은 상태입니다. 그 다음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머리나 몸, 마음 안에는 가득하다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무엇보다 ‘나답게’ 살아가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늘 저한테도 하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나답게!!
글/김호이 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