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님 오신 날 맞아 K-불꽃쇼 함안 낙화놀이 성황
지난해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을 빚었던 함안 낙화놀이가 비교적 질서있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무료로 제공된 입장권, 즉 손목띠가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100여건 넘게 유료로 거래돼 본래취지를 무색케했다. 세트로 거래된 것으로 미뤄 총 200∼300장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함안군 괴산리에 있는 정자 무진정 주변 연못에 제31회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가 시작되자 약 7000명의 관람객이 탄성을 질렀다.
한 관람객은 “낙화가 흩날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예약하길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안 낙화놀이는 마을 주민이 제작한 숯가루를 한지로 말아 만든 낙화봉에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공개행사를 한다.
함안낙화놀이보존위원회원들이 2000여개 낙화봉에 불을 붙이자 불씨가 서서히 타들어 갔다. 곧 불씨가 떨어지는 꽃잎처럼 연못 아래로 흩날리며 장관을 연출했다. 관람객들과 사진 동호인은 일제히 사진을 찍으며 환호했다.
부산에서 온 직장인 장모(32)씨는 “일찍부터 사람이 행사장에 들어차기는 했지만, 행사장이 크게 비좁게는 느껴지지 않는다”며 “시간 들여 예약하길 잘했다”고 했다.
지난해 낙화놀이 공개행사에는 약 6만명이 몰렸다. 교통 혼잡에다 무선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 접속까지 끊기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함안군은 이 때문에 올해 행사를 전면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이틀간 입장인원을 1만4000명으로 제한했다. 2차 온라인 예약에서는 6000명분이 단 1분 만에 매진됐다.
함안군은 행사 관람객 임시주차장을 작년 2곳에서 11곳, 2440면 규모로 늘렸다. 셔틀버스 27대도 동원했다.
군은 15일까지 공무원 400명과 소방·경찰 180명, 자원봉사 단체 등 총 680여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하지만 무료로 사전예약을 받아 제공한 함안낙화놀이 입장권(손목띠)이 중고거래 커뮤니티 ‘○○마켓’에서 장당 2만원에서 2만5000원 사이에 거래돼 무료관람이라는 본래취지를 퇴색케 했다.
실제 진주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예약 마감 직후부터 함안 낙화놀이 입장권을 일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구하고 싶다는 구매 희망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함안군이 낙화놀이 입장권, 손목 띠를 예약자들에게 일괄 배송한 이달 초부터는 유료 거래로도 이어졌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손목 띠 4명분을 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비롯해 1인당 2~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판매 글은 대부분 ‘거래 완료’ 됐다.
함안 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시기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 선생이 군민 안녕을 기원하며 부처님오신날에 열었다고 전해진다. 일제 강점기에 중단됐다가 1960년대 이후 봉암사에서 재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KBS 프로그램 ‘1박 2일’과 드라마 ‘붉은 단심’에서 함안 낙화놀이가 다뤄져 ‘K-불꽃쇼’로 유명해졌다.
여선동기자 ·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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