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역대 최대'지만…한 풀 꺾인 농협금융, 명확해진 과제

이경남 2024. 10. 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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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전망대]
농협금융 3Q 순익 5613억원…2Q 대비 절반 '뚝'
핵심 계열사 농협은행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 늘린 영향
비은행 계열사, 금융투자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순익 감소

농협금융지주의 향후 과제가 명확해졌다. 승승장구하던 상반기와 달리 3분기 들어 순익 성장의 모멘텀이 다소 꺾였다. 대출 채권들의 부실 영향으로 인해 충당금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3분기 실적은 아쉽지만 올해는 만족스러운 한 해로 기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이를 바탕으로 연간 최고 순익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잘나가던 농협금융, 3분기 '삐끗'

농협금융지주는 29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순익은 56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91억원과 비교해 65%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순익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 중에서는 가장 아쉬운 분기였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6512억원, 2분기 1조1026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분기 홍콩 H지수(주가연계증권) ELS 배상 관련 충당금 적립액 3416억원 중 일부가 환입되는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3분기는 1분기와 2분기에 비해 순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농협금융지주가 아쉬운 3분기를 보낸 것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 이익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농협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2조659억원으로 직전 분기 2조1375억원과 비교해 3.3% 줄었다.

비이자 이익의 성장세도 꺾였다. 올해 2분기 6074억원이던 비이자이익은 3분기 들어 4443억원으로 26.9% 빠졌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동안 줄이던 충당금 전입액 규모를 늘린 것도 3분기 순익 성장이 주춤한 이유로 꼽힌다. 2분기 1074억원이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분기에는 2.4배 가량 늘어난 366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연간 기준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순익 기록은 다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분기 까지 누적 순익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지주가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익 규모는 2조3151억원이다.건전성 관리 숙제된 농협은행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 3894억원의 순익을 냈다. 직전분기 8452억원과 비교해 53% 가량 순익이 감소했다. 전분기 홍콩 ELS 충당금 환입액과 같은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순익 증가세가 꺾였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2분기 2조294억원에서 3분기에는 1조9130억원으로 5.7% 감소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자산의 수익성이 줄어든 결과다. 

그나마 금융투자상품 판매 등 수수료이익은 2분기 1781억원과 비교해 6.9%늘어난 1903억원을 기록하며 사업 다각화에서 성과가 나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3분기 순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핵심 요인은 충당금 전입액의 증가였다. 지난 2분기 농협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611억원이었지만 3분기에는 3122억원으로 411% 폭증했다.

이는 농협은행의 건전성이 3분기 들어 크게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연체율은 0.54%로 지난 6월말 0.44%와 비교해 0.10%포인트 악화했다. 아울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8%로 지난 6월말 0.42%와 견줘 0.06%포인트 올랐다. 

지지부진한 비은행

비은행 계열사들도 성과를 거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3분기 순익은 1539억원으로 전분기 1972억원보다 21.0% 빠졌다. 

3분기 들어 금융투자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련 수수료 이익이 전분기 보다 줄어든 데다가,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IPO 주관 이익이 사라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은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익 감소로도 이어졌다. NH농협생명은 2분기 855억원에서 3분기 839억원으로 순익이 12%가 줄었고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익은 같은기간 607억원에서 313억원으로 50%가량 감소했다. 

좀처럼 업황이 회복되지 않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았다. NH농협캐피탈의 순익은 2분기 381억원에서 3분기 166억원으로 56% 줄어들었고 NH저축은행의 순익은 63억원에서 38억원으로 39% 감소했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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