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프로스터스, 아버지의 낡은 슈퍼, 아들의 ‘꿈의 공간’ 변신
(4)38년된 슈퍼 건물에 숨은 커피 맛집 ‘러프로스터스’
스페셜티 커피 생소하던 2011년
서상욱 대표 2년간 준비해 창업
직접 로스팅한 커피 입소문 타고
전국 커피전문점에 원두 납품도
카페 창업 전 충분한 공부 당부
울산 중구 태화동 동강병원 옆으로 높게 솟은 아파트 단지가 줄지어있다. 그리고 그들 중 옛 슈퍼 외관을 살린 건물 내부에는 서상욱 대표의 로스팅 원두와 커피를 구매할 수 있는 쇼룸이 있다.
38년의 세월이 그대로 묻어있는 건물 외관의 ‘러프’(Rough)한 풍경 속에서 섬세한 커피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러프로스터스’다. 건물은 서상욱 대표의 아버지가 슈퍼로 운영하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그는 20년간 울산에서 지내다가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생활하다 커피를 공부하기 위해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 펜을 잡았다. 귀국 후 서 대표는 그가 공부를 시작한 2009년 당시 커피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교과서나 다름없었던 <커피 인사이드>의 저자 유대준 교수를 찾아가 로스팅을 배우고, 스페셜티 커피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됐다.
그는 “통화 후 무작정 찾아가 원두와 로스팅 방법에 대해 공부하며 2년간 개업을 준비했다”면서 “그 시간을 통해 커피에 대한 이해는 물론 충분한 경영학적 지식과 가치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높은 지대와 구석진 위치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지 않아 개업 당시엔 걱정이 컸다. 그러나 직접 로스팅한 원두의 품질을 믿고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2011년 5월 개업한 당시엔 스페셜티가 대중화되지 않아 몇몇 방문자들로부터 ‘커피가 쉬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지역 커피협회와 바리스타 동호회원들 사이에서 유명해지면서 입소문을 탔고 울산뿐 아니라 전국의 커피 전문점에 매달 2t가량의 원두를 납품하는 사업체 대표가 됐다.
서 대표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카페 창업자에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충분한 공부를 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좋은 생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해 질 좋은 커피를 만드는 기술과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지식을 함께 갖춰야 하기에 개업 후 발생하게 될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과 분야에 관계없이 커피쇼 등 많은 행사를 다니며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수년 내 ‘러프로스터스’를 기반으로 한 법인을 설립해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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