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일이 몰리는데, 늘 12월에 멈추던 제도”… 제주 농업 붙잡던 마지막 고리, 드디어 풀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1. 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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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농협, 계절근로자 49명 배치… 감귤·월동채소 한꺼번에 움직이는 ‘겨울 작업’ 본격
2026년부터 단절 구조 해소… 문대림 “농업의 시간표, 비로소 제도 속 안착”
고우일 “겨울 인력난 버틸 최소 인프라 마련”
겨울 농번기 밭에서 작업 중인 계절근로자들의 모습.


겨울이 시작되면 제주 농업 현장은 단숨에 속도가 올라갑니다.
감귤과 월동채소 작업이 한꺼번에 움직이고, 인력 확보는 곧 농가의 생계와 직결됩니다.

대정농협이 올해 49명의 계절근로자를 맞이하며 겨울 농번기 체제로 들어간 가운데, 내년부터는 오랫동안 현장을 불편하게 해온 ‘12월 단절’ 구조도 마침내 사라질 전망입니다.

겨울이면 늘 사람이 모자랐고, 현장은 버티며 손을 구해왔습니다. 이제야 제도가 그 시간표를 뒤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 대정농협, 계절근로자 49명 투입… “겨울 농사는 결국 사람이 버틴다”

13일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대정농협은 12일 공공형 계절근로자 49명을 배치하며 감귤 수확과 월동채소 작업에 본격 투입했습니다.

환영식에서는 방한복과 생활물품이 전달됐고, 농협 측은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정 지역의 겨울 작업은 선과·포장·수확이 함께 돌아가 인력 한 명이 빠져도 일정이 흔들릴 만큼 의존도가 큽니다.

“한 사람만 빠져도 일정이 흐트러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농가마다 하루 생산량이 인력 규모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입니다.

대정농협이 2025년 겨울철 공공형 계절근로자 49명을 맞아 환영 행사를 진행했다. (제주농협 제공)


■ 2026년부터 달라지는 운영 방식… “제주 농업의 계절성, 처음 제도에 새겨져”

내년부터는 운영 방식이 달라집니다.

그동안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정부 회계연도 기준에 따라 12월에 사업이 정산되고, 다음해 대상이 확정되기 전까지 공백이 생겼습니다.

제주 농업의 핵심 작업 기간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는데도, 제도는 육지 기준인 ‘겨울 농한기’를 전제로 설계돼 온 탓입니다.

2026년 지침 개정은 이런 단절 구조를 처음 손봤습니다.

겨울 농작업 중심 지역은 계절성에 맞춰 운영 실적을 평가하고, 중대한 문제가 없는 기존 농협은 다음해에도 연속 선정되도록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회계 규정과 형평성 문제로 수년간 진전이 없었던 사안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문대림 국회의원은 “제주 농업은 겨울에 일이 몰리는데 제도는 여름 기준으로 움직여왔다”며 “이번 개정은 제주 농업의 시간표가 제도 속에 들어온 첫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고우일 제주농협 본부장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제도가 끊기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농가가 버틸 최소 기반이 마련됐다”며 운영 안정성을 강조했습니다.

■ 제주형 운영은 6개 농협까지 확대… 관건은 ‘흔들리지 않는 현장’

제주는 올해 6개 농협이 공공형 계절근로를 운영합니다. 2023년 단 한 곳에서 시작된 사업이 2년 만에 여섯 곳으로 늘어난 건 겨울철 인력난이 이미 구조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방증입니다.
인력이 없으면 작업 자체가 지연되는 갈증이 반복되며 계절근로는 사실상 농가의 기반이 됐습니다.

그러나 제도 변화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습니다.

근로자의 주거·안전·의료 접근성을 안정적으로 마련해야 하고, 농가 간 이용 격차도 줄여야 합니다.

베트남·몽골 중심의 공급국 체계를 캄보디아 등으로 확장하는 작업도 필수입니다.
인력 수급이 흔들리면 작황과 일정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월동채소 수확에 투입된 인력들이 작업하고 있는 현장.


대정농협의 근로자 맞이 현장은 올해 겨울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현장 그대로의 풍경입니다.
내년 적용되는 지침 개정은 그동안 이 현장이 감당해 온 구조적 불편을 늦게나마 손보는 조정입니다. 제주 농업의 계절성이 제도에 처음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현장 전문가들은 “10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제주 농업의 긴 겨울이 이제 더는 12월에서 끊기지 않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결국 변수는 제도가 아니라 현장”이라며 “올겨울 운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져가느냐가 제주 농업의 지속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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