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게 없다던 벤투 vs 단점 찾는 게 목표라는 홍명보.. 이번 브라질전이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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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브라질, 달랐던 두 감독의 언어

한국 축구가 브라질을 상대로 두 번의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은 브라질에 1-4로 졌다. 3년 뒤인 2025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0-5로 무너졌다. 숫자만 보면 비슷한 패배처럼 보이지만, 경기 전 두 감독이 꺼낸 말은 전혀 달랐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하루 앞두고 "승부를 가리기 위해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한다면 브라질이 이기겠지만, 딱 한 경기를 치르는 토너먼트라면 우리가 이길 수도 있다"며 "우리는 정말로 잃을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을 앞두고 "평가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결과보다 내용상으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에는 "이 시점에 단점들이 나오는 것이 나오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평가전을 하는 가장 큰 목표도 그런 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기러 간 감독과 배우러 간 감독, 그 차이는 경기장 안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벤투의 브라질전 1-4 패배에도 박수가 나왔다

2022년 12월 6일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벤투호는 전반부터 브라질의 압박에 고전했다. 비니시우스와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 공격진을 막아내기엔 전력 차이가 분명했다. 결국 1-4로 패배하며 16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달랐다. 한국의 패스 성공률은 무려 88%로 역대 한국 대표팀 월드컵 본선 경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후반 31분에는 이강인의 프리킥을 연결한 백승호가 중거리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저력을 보여줬다. 브라질 언론과 팬들도 한국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 후 브라질에서는 "한국이 브라질의 조별리그 상대였던 세르비아나 스위스보다 잘 싸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른 팀들이 극단적 수비와 역습 위주로만 경기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 공수를 적절히 하며 능동적으로 맞섰다는 평가였다. 4골을 내줬지만 박수를 받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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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브라질전 0-5,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2025년 10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홈에서 맞이한 브라질전은 달랐다.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이스테방과 호드리구가 각각 2골을 넣으며 브라질은 5골을 몰아쳤다. 스코어는 0-5. 24년 만의 브라질전 최다 실점이었다. 득점은 단 한 골도 없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예전에도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그땐 상대가 골로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려져 있는 경우가 있었다. 브라질은 다른 레벨의 선수들이라 우리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한 게 2~3골이었다"고 했다. 팬들의 야유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 글로보는 "브라질이 아직 축구를 할 줄 안다"며 한국전 대승을 높이 평가했다. 3년 전과 달리 이번엔 칭찬의 방향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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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의 차이, 그리고 준비의 차이

두 경기의 결정적 차이 중 하나는 전술 접근이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앞두고 "브라질을 관찰하면서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동영상을 보면서 전략을 가다듬어왔다. 우리 선수들은 어떻게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상대에 맞춘 준비였다. 실제로 브라질 수석 코치 세자르는 경기 후 "과거 6월 평가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파악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한국을 분석한 것처럼 벤투도 브라질을 분석했고, 그 준비는 88%의 패스 성공률과 1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스리백 전술을 시험하는 데 무게를 뒀다. 월드컵 예선에서 써온 포백 대신 동아시안컵부터 실험해온 스리백을 세계 최강급 상대에게 점검하는 무대로 활용했다. 전술 실험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 팬들이 기대했던 것,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것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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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이 보여준 것

두 경기는 단순히 스코어 차이의 문제가 아니다. 1-4와 0-5 사이에는 감독의 철학, 상대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에너지가 담겨 있다. 벤투호는 월드컵 16강이라는 무대에서 세계 랭킹 1위를 상대로 잃을 게 없다는 각오로 싸웠고, 졌지만 평가를 얻었다.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8개월 앞두고 홈에서 브라질을 맞았지만, 단점을 찾는다는 목표 아래 치른 경기는 팬들의 야유로 끝났다. 두 감독 모두 브라질에 졌다. 그러나 같은 패배가 이렇게 다르게 기억되는 이유는, 경기장 안에서 무엇을 보여줬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