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추워’ 한마디에 열선 켠다⋯ 현대차 ‘AI 비서’ 태운 ‘더 뉴 그랜저’ 출시
현대차 최초 플레오스 커넥트 첫 적용
바람길 바꾸는 전동 에어벤트 첫 탑재
좁은 길 후진 경로까지 차가 기억한다
2열 리클라이닝·통풍 넣은 세단 변신
17인치 대화면으로 실내 경험 키웠다
물리 버튼 남겨 운전 조작성까지 확보
가구 모티브 실내로 안락함 한층 강화
40년 그랜저 헤리티지 새로 쓴 모델

지난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빛의 시어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더 뉴 그랜저’가 베일을 벗자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40년의 헤리티지를 자랑하는 그랜저의 이번 변화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었다.
무대에 오른 윤효준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기술의 중심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확장되고, 전동화와 디지털 전환은 자동차와 함께하는 고객 경험 전반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면서 ”이번 신차는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화 맥락 짚어내는 AI 비서⋯'버튼 찾을 일 없다'
이날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단연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다.
박영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담당은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가리키며 “플레오스 커넥트는 단순한 화면의 변화나 기능 추가에 그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는 “비상등과 같이 법규나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 그리고 고객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조 등은 하드 키를 배치해 운전 중에도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며 터치스크린과 물리 버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조작 방식의 장점을 설명했다.
특히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 AI’에는 감탄이 쏟아졌다. 박 담당은 “시트 온도가 뜨겁다고 말하면 열선 시트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좌석 위치를 인식해 운전자와 동승자의 요청을 정확히 구분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가는 곳에 주차 가능해?”라고 물으면 AI가 답변을 듣고 장소를 안내 한다고 덧붙였다. 똑똑해진 자동차가 스스로 앞선 맥락을 파악해 즉시 길 안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차량 내 앱 생태계도 스마트폰 수준으로 확장됐다. 현대차는 개방형 운영체제(AAOS) 기반의 전용 앱마켓을 통해 네이버와 유튜브를 포함한 총 11개의 앱을 지원하고, 서버에서 최신 지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풀 온라인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번거로운 업데이트 과정을 완전히 없앴다.

◇가구 모티브의 실내와 쾌적함을 더한 핀셋 신기술
기술의 진보만큼 럭셔리 세단 본연의 품격도 한층 끌어올렸다. 송현 현대디자인센터 실장은 "자동차 디자인의 클리셰인 패밀리 룩을 벗어나 각 차량이 고유한 역할을 지닌 ‘현대 룩’을 구축해 왔다”고 강조하며 “집 안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 가구를 모티브로 실내를 구성해 깊은 안락함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디자인 철학을 공개했다.
이러한 공간의 혁신을 완성하는 것은 세밀한 편의 기술들이다. 개발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를 가리키며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에 있던 롤 블라인드를 없애고 6개의 영역으로 분할 오프 되는 스마트 비전 루프를 최초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바람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슬림한 디자인의 ‘전동 에어벤트’는 승객에게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우회하는 ‘스프레드 모드’ 등 4가지 풍향 제어를 지원해 쾌적함을 더했다.
좁은 골목길에서 진땀을 빼게 했던 후진 문제도 해결했다. 그는 “협소한 길에 들어가면 후진 시 그 주행 경로를 기억한다"며 "조향을 제어해 주는 기억 후진 보조(MRA) 기능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운전자의 시야 및 조작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거울 면적을 2배 확장한 ‘와이드 선바이저 미러’로 시인성을 높였고, 스티어링 휠 좌측에는 방향지시등과 와이퍼가 통합된 ‘멀티펑션 스위치’를 적용해 조작 혼선을 최소화했다. 변속 레버도 상하 조작형 레버 타입으로 변경해 직관성을 더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은 동급 최초로 2열 리클라이닝과 통풍 시트를 탑재했고, 엔진 정지 상태에서도 실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스테이 모드’를 지원해 뒷좌석 탑승객까지 배려한 완벽한 프리미엄 라운지로 거듭났다.

◇한층 강력해진 심장⋯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적용
뛰어난 소프트웨어에 걸맞은 주행 성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더 뉴 그랜저는 전장 5050㎜, 전폭 1880㎜, 축거 2895㎜의 여유로운 차체 크기를 바탕으로 플래그십 세단다운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총 4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특히 세단 최초로 적용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구동 모터와 시동 모터를 병렬 결합해 동력 효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시스템 최고 출력 239마력의 뛰어난 동력 성능을 발휘하고, 기존 모델의 리터당 18km를 넘어서는 개선된 연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연기관 모델도 탄탄한 기본기를 자랑한다. 가솔린 3.5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f·m의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하고, 주력 라인업인 가솔린 2.5 모델은 리터당 11.6㎞의 준수한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7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의 판매 가격은 4000만원 초반부터 시작한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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