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문 밖으로 학생 내모는 고교 내신 5등급제

충청권을 포함해 전국 고등학교 1학년 학업중단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고교학점제와 더불어 내신 5등급제가 시행되면서 내신 경쟁을 피해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치르려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밀하지 못한 제도 설계로 학생들이 도중에 학업을 포기하게 한 것은 아닌지 교육 당국의 성찰과 대책이 요구된다.
7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일반고 학업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최근 7년 중 최다였다. 이 가운데 고교 1학년이 1만 450명(전체의 56%)으로 이 기록을 이끌었다. 고1 학생들의 자퇴가 늘어난 것은 내신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신 5 등급제는 기존 9 등급제의 과열 경쟁을 완화하려는 것이 취지였는데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서울지역 대학 입학(인서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진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대입 수능 지원자 중 고졸 검정고시 출신은 2020년 1만 2439명에서 올해 2만 2355 명으로 6년간 1.8배 늘었다.
더불어 흥미와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도록 한 고교학점제도 이로 인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흥미와 진로 보다 1등급을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고르는 것으로 변질됐다. 결국 내신 경쟁을 완화하려고 도입한 제도가 걷잡을 수 없는 부작용을 낳게 됐다. 충청권 등 지방 학생들의 현실은 더 냉혹하다. 이탈하더라도 서울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사설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서열이 엄연한 현실에서 어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입시 경쟁을 완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하나의 제도를 도입할 때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좀 더 면밀히 검토했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사태라고 해명하려 할지 모르지만 입시 전문가들의 폭 넓은 의견을 구했더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법하다.
지금이라도 5등급제의 부작용을 막고 고교학점제의 순기능을 살릴 방안이 무엇인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입시제도가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학생들을 교문 밖으로 내몰아서야 되겠는가.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청래, 민주당 대표 전격 사퇴…연임 도전 수순 전망 - 대전일보
- 검찰, '사촌동생 성폭행 20대·전처 스토킹 30대' 구속 기소 - 대전일보
- 서산서 탈출한 늑대견, 당진 정미면 수당리서 목격… "접근하지 말고 신고" - 대전일보
- 한화, '열린' 수비·'닫힌' 타선에 두산 2대 7 패… 하루 만에 5위 반납 - 대전일보
- 호남 넘어 충청까지…반도체 투자 판 커지나 - 대전일보
- 성심당표 '소면' 나올까… "밀밭서 9톤 규모 두 번째 수확… 재료 판매 검토" - 대전일보
- 조 1위 멕시코, 체코전서 2군 선발…홍명보호 32강 行 악재 - 대전일보
- 충남·충북 인구 유입세 지속…세종은 반년째 순유출 - 대전일보
- 대전일보 오늘의 운세 양력 6월 25일, 음력 5월 11일 - 대전일보
- "탈출 늑대견 중 1마리, 집으로 돌아왔다"… 3마리는 아직 미포획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