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레드’도 ‘벨벳’도 다 보여준 150분의 황홀경[커튼콜]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4. 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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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우리 레드벨벳이 강렬한 콘셉트부터 우아하고 부드러운 콘셉트까지 소화하기로 유명하잖아요. 오늘 제대로 다 보여드릴게요.”

레드도 벨벳도 어쩜 이렇게 고급스럽게 소화하는 그룹이 있을까. 과연, 이유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이 3년 반 만의 단독 콘서트를 통해 ‘9년차 퍼포먼스형 걸그룹’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레드벨벳은 1, 2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네 번째 단독 콘서트 ‘레드벨벳 4th 콘서트 : 알 투 브이’(Red Velvet 4th Concert : R to V)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레드벨벳이 2019년 11월 개최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라 루즈’(La Rouge)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진행한 단독 콘서트다. 레드벨벳은 ‘R to V’라는 콘서트 타이틀에 걸맞게 톡톡 튀는 ‘Red’(레드) 콘셉트와 매혹적인 ‘Velvet’(벨벳) 콘셉트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첫날 공연은 레드로 시작해 벨벳 콘셉트로 넘어간 반면, 이날 공연은 벨벳으로 시작해 레드 콘셉트로 넘어오는 구성을 택해 양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에게는 색다른 재미도 느끼게 했다.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강렬하고 치명적이며 우아한 ‘벨벳’

무대 중앙 화려한 장식의 오르골 안에서 등장한 레드벨벳은 올블랙 착장으로 ‘포즈’와 ‘베그 포 미’, ‘줌’으로 강렬하게 오프닝을 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와 빼어난 라이브로 좌중을 압도하며 ‘벨벳’ 콘셉트의 진수를 보여줬다.

‘바이 바이’, ‘인 앤 아웃’으로 호흡을 가다듬은 이들은 ‘아이 저스트’, ‘피카부’, ‘배드 보이’, ‘사이코’까지 연달아 무대를 선보이며 레드벨벳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강렬하고 우아한 무대를 선보였다.

발매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센세이션하면서도 건강한 매력을 보여준 선곡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빈공간 없이 촘촘히 쌓인 사운드만큼이나 강렬한 퍼포먼스도 압권. 특히 ‘배드보이’에선 아이린을 시작으로 슬기, 조이, 예리, 웬디까지 이어지는 댄스 브레이크로 고혹적인 매력을 더했다.

또 ‘사이코’에서 압도적인 아우라의 퍼포먼스로 눈 뗄 수 없는 명 무대를 완성한 뒤 오르골 상자 안으로 자연스럽게 퇴장했다.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오르골에서 튀어나온 줄…황홀경의 ‘레드’

‘사이코’로 벨벳 콘셉트를 마무리한 레드벨벳의 새로운 콘셉트 무대에 앞서, 마치 백조같이 흰색 의상을 차려입은 댄서들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 넘버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한 구성의 ‘레드’ 콘셉트로의 브릿지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곧 이어진 무대는 이날 공연의 백미인 ‘필 마이 리듬’. 오르골 안에서 다시 등장한 레드벨벳은 마치 오르골 속 인형의 실사판인 듯한 핑크 공주 의상을 입고 등장해 좌중을 압도했다. ‘필 마이 리듬’의 고혹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는 마치 한 편의 명화 같은 무대로 완성됐고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후엔 레드벨벳 특유의 매력이 가득한 ‘밤보레오’와 귀염뽀짝 매력을 가미한 퍼포먼스의 ‘엘피’까지 이어져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황홀해지는데 거기에 음악까지 더해지니, 현장을 메운 팬들에게 극락이 따로 없었다.

이어진 무대는 레드벨벳표 아기자기하면서도 비트감 넘치는 곡들의 향연이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오 보이’, ‘롤러코스터’ ‘눈 맞추고, 손 맞대고’까지 아기자기하고 다정다감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무대가 펼쳐졌다.

공연은 막바지로 향할수록 뜨겁게 타올랐다. ‘퀸덤’에 이어 ‘친구가 아냐’로 관객들을 기립시킨 레드벨벳은 돌출 무대로 나와 관객들과 더 뜨겁게 호흡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곡 ‘벌스데이’로 당당함의 극치를 보여준 뒤 공전의 히트곡 ‘빨간 맛’으로 뜨겁고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팬들과 닮아간 시간…받은 사랑 돌려드리는 레드벨벳 될게요”

앙코르로 ‘셀러브레이트’를 선보인 레드벨벳은 공연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조이는 “어제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몸이 풀린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부터 인이어를 뚫고 함성소리가 엄청나게 들려와 더 신나게 했다. 어제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이 순간은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더라. 오늘은 이 순간순간을 더 담고 느끼려 노력했다. 이 순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예리는 “어제 너무 많이 울어서 좀 창피하더라”면서 “오늘도 열심히 달렸다. 이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투어를 나간다. 멤버들, 스태프들과 재미있게 서울콘을 마무리한 만큼 여러분의 힘을 받아 월드투어도 다치지 않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조건없이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의 예쁜 마음을 감사히 잘 전달받았다. 그 마음을 존경하고 감사히 받을 수 있는 예림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아이린은 “오늘은 마음껏 즐기고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여러분 즐기셨나. 저도 오늘 아쉬움은 있었지만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놀고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슬기는 “어제도 열심히 했지만, 이제야 감을 찾은 것 같다. 어젠 정말 3년 만에 많은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오늘은 우리 모두 다 마음 놓고 뛰어놓았다. 팬분들의 얼굴도 쳐다보려 했고 좀 더 소통하려 노력했는데 느껴지셨는지 모르겠다. 다같이 뛰어놀아주셔서 너무 즐겁고 좋았다. 남은 투어도 잘 마치고 오겠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웬디는 “어제 정말 긴장했는데, 오늘은 몸이 풀렸다. 팬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너무 오랜 시간 함께 하니 팬들과 닮아가는 것 같다. 에너지를 초반부터 확 받으니 신나게 빠져들어 콘서트를 했다. 예쁜 추억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행복한 아티스트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받은 사랑 돌려드리는 레드벨벳 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마이 디어’, ‘러시안 룰렛’, ‘유 베러 노우’까지 다채로운 앙코르를 선사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레드벨벳. 사진|SM엔터테인먼트
탄탄한 실력에 배가된 매력으로…밝은 2막 예고

150분 넘는 공연이었지만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은 없었다. 제각기 역할을 120% 해낸 다섯 멤버들의 작정한 듯한 활약에 큰 공연장은 그들의 에너지로 꽉 찼다. 이들은 레드와 벨벳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고혹적이면서도 폭발력 있는 무대를 연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공연은 25명의 댄서로 구성된 메가 크루가 참여한 퍼포먼스 무대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유명 안무가 최영준이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한 가운데 오프닝부터 공연 중간중간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구간을 뜨겁게 채우며 눈 뗄 수 없는 공연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쌓여간 연차만큼 더해진 여유로움과 공고해진 합은 ‘공연형’ 가수로 제2막을 열기에 충분했다. 시원시원하고 압도적인 보컬의 웬디, 눈빛과 몸짓 하나하나가 예술인 조이, 곳곳에서 고수의 실력을 보여준 슬기, 존재 자체로 레드벨벳의 아이덴티티인 아이린, 지난 9년간 가장 많은 성장과 변화를 보여준 막내 예리까지 일당백 이상을 해낸 멤버들은 3년 전 공연보다 한층 노련하고 원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가로 7.2m, 세로 4.5m 크기의 웅장한 대형 오르골 세트를 비롯해 멤버들의 이동 동선에 따라 각자의 상징 컬러로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 5m 높이의 5각 집 세트,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 다섯 갈래 돌출 무대 등 다양한 장치 및 효과로 공연의 묘를 살렸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레드벨벳은 글로벌 투어에 나선다. 이들은 싱가포르, 요코하마, 마닐라, 방콕, 자카르타,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런던 등 10개 도시에서 총 13회 공연의 글로벌 투어로 현지 팬들과 만난다. 또 오는 6월에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 ‘프리마베라 사운드 2023’(Primavera Sound 2023)에 유일한 K팝 그룹으로 참석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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