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아이들 저녁 매일 해주는 '1등 아빠'라는 배우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삼천포로 대중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던 배우 김성균이 신작 <무빙>으로 돌아왔다.
극중 아들 바보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실제로도 김성균은 집에서 다정한 아빠로 아이들의 저녁을 직접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인터뷰] '무빙' 김성균, 이재만 이야기를 마음 졸이며 기다린 이유
"아직 이재만 스토리가 안 나왔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긴장을 많이 했죠. 걱정돼서 박인제 감독과 강풀 작가께 전화도 했어요. '너무 떨지 마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연출 박인제)이 뜨거운 인기를 누릴 때 한쪽에서 마음을 졸이던(?) 이가 있었다. 바로 배우 김성균이다. '무빙'이 극 초반 초능력자 2세대들의 활약에 이어 부모 세대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열기를 더한 가운데, 김성균이 연기한 이재만의 이야기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드디어 지난 6일 공개된 '무빙' 14~15회를 통해 '괴력의 소유자' 이재만의 과거가 드러났다. 이재만은 '바보'라고 불릴 만큼 순박하고 착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강력한 힘과 빠른 스피드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곤경에 처한 아내 신윤영(박보경)을 구하고 아들 이강훈(김도훈)에게 가기 위해 숨겨왔던 능력을 드러낸 이재만의 액션은 '무빙'의 휴머니즘이 함께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 김성균, '무빙' 이재만이 되기까지
김성균은 원작자이자 각본가인 강풀 작가의 제안으로 '무빙'에 참여했다.
"제가 강풀 작가의 원작인 영화 '이웃사람'에 출연했어요. 대학로에서는 '순정만화'를 공연했는데, 이것도 원작자가 강풀 작가였죠. 캐스팅 단계에서 전화가 와서 '(이재만 역할을)네가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을 주셨어요. 사실 원작 웹툰을 읽지 않아서(웃음) 바로 읽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죠. 평소 히어로물을 좋아하는데 한국적인 이야기와 캐릭터가 섞여 있어서 더 좋았어요."
김성균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이재만을 표현하기 위해 오히려 "무서워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며 "재만이는 내 가족을 건드리면 돌변한다. 그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였고, 폭력성이 드러날 때조차 악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김성균에게 주어진 대사는 아들의 이름인 '강훈아'를 부르는 정도다. 많은 대사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구구절절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아들이 오는 시간을 보기 위해 시계를 계속 차고 있거나, 엉덩이 자국이 날 때까지 평상에 앉아 있는 설정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재만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악마 티셔츠'에 대해서는 "아들과 나를 이어주는 커플티 같은 느낌"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옷이 너덜너덜해졌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재만이 아들인 '강훈 바라기'가 된 것에 대해서는 "아들과 떨어져야 했던 시간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느 부모와 같겠지만, 재만은 강훈을 지켜주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미안함이 더 큰 거 같다. 그래서 강훈에게 '지켜줄게'라는 말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극중 화제를 모았던 건 이재만과 장주원(류승룡)이 펼친 '하수도 액션'이었다. 이 장면은 원작에서도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 '두 괴물'이 하수도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펼치는 격렬한 격투는 독창적인 액션 장면으로 탄생했다.
"촬영이 있기 전에 류승룡 선배가 '곧 젖어보자'라고 연락을 줬어요. 저를 너무 잘 이끌어주셨어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제작진은 물을 따뜻하게 데워줬는데요.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 김성균, 이재만 못지않은 '자식 바라기'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은 김성균과 이재만이 서로 닮았다고 했다. "이재만의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바로 가족에서부터 나온다"며 "김성균 역시 가정적인 사람으로, 실제 배우가 지닌 부분이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성균은 촬영이 없을 때는 집에서 아이들의 식사를 책임진다. "아이들이 점심은 급식을 먹지만 저녁은 아빠가 맛있게 해주려고 한다"며 "어제는 돈가스를 직접 만들어서 해줬다"고 미소지었다.
● 김성균의 전성시대 "가족들도 재밌어해"
김성균은 최근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작품으로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글로벌 OTT 디즈니+를 통해 '무빙'을,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D.P.' 시즌2를 선보였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타겟'과 tvN '형따라 마야로:아홉 개의 열쇠'를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 중이다.
"이렇게까지 대중들을 많이 만났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보여주는 사람이구나 싶었죠. 제 일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맨날 집에서 민소매만 입고 돌아다니던 사람이 밖에 나가면 카메라에 비치니까 재밌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무빙'은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다. 오는 20일 모든 회차가 공개되는 가운데, 김성균은 후반전 관전 포인트로 "이제 최후의 결전이 펼쳐진다. 다 때려 부수니까 기대해달라"고 괴력의 이재만이 아직 보여주지 않은 액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