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오펠이 내놓은 전기 SUV ‘모카 GSE’는 소형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78마력이라는 강력한 성능과 정교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이 차는 단순한 패밀리 SUV를 넘어 진정한 드라이빙 머신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모카 GSE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20인치 대형 휠에 노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조화를 이루며, 전후면 범퍼의 블랙 인서트가 에어 인테이크를 강조한다. 지난 5월 공개된 GSE 랠리 컨셉트카의 디자인 언어를 충실히 계승한 결과다. 그릴과 사이드 패널의 GSE 배지는 이 차가 범상치 않음을 은근히 알린다.

성능 수치만 봐도 이 차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 단일 전기모터가 내는 278마력과 35.2kg·m의 토크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9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력을 선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로 제한된다. 같은 스텔란티스 그룹의 아바르트 600e, 알파로메오 주니어 벨로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전륜구동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토르센 LSD를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코너링 시 바퀴 공전을 최소화해 더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히 출력만 높인 것이 아니라 그 힘을 제대로 노면에 전달하려는 엔지니어링 철학이 엿보인다.

섀시 개발에 쏟은 노력도 상당하다. 차고를 10mm 낮추고 듀얼 유압 쇼크업소버를 적용했으며, 리어 액슬을 강화하고 스티어링 특성을 새로 조율했다. 380mm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로 구성된 알콘 브레이크 시스템은 강력한 제동력을 보장한다. 이런 디테일한 튜닝이야말로 진정한 고성능차의 증거다.

실내도 스포티함으로 가득하다. 알칸타라로 마감한 프론트 시트는 측면 지지력을 높여 격렬한 주행 시에도 몸을 단단히 잡아준다. 새로 디자인한 스티어링 휠과 알루미늄 페달, 화이트와 옐로우 포인트 컬러가 일반 모카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듀얼 10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에는 성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용 그래픽이 적용됐다.

배터리는 표준 모카 일렉트릭과 같은 54kWh 리튬이온 팩을 사용한다. 고성능 튜닝으로 인해 주행거리는 표준 모델의 406km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1600kg 미만의 차중을 유지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전기차에서 무게는 곧 성능이기 때문이다.

모카 GSE의 유럽 출시 일정과 가격은 향후 몇 달 내 발표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복스홀 엠블럼을 달고 판매된다. 소형 전기 고성능차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