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보는데, 방광염일까? 과민성 방광일까?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는 빈뇨 증상이 나타날 때면 방광염이나 과민성 방광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 모두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른 만큼 정확하게 감별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각각 어떤 특징이 있는지, 차이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소변볼 때 통증 있다면 방광염, 소변 참기 어렵다면 과민성 방광 의심
방광염은 요로 감염의 한 종류로, 세균이 방광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보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욱 흔하게 발생하는 편인데, 생물학적으로 항문과 요도가 가까이에 있어 항문 가까이의 세균이 감염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급성 방광염을 유발하는 원인균의 약 80%는 대장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염 환자는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 외에도 소변을 볼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배뇨통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혈뇨가 나타나는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세균 감염이 원인인 만큼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한데, 방광에 염증이 있으면 소변에 고름이나 세균이 섞여 나오는 △농뇨 △세균뇨 △혈뇨 등이 관찰된다.
반면 과민성 방광은 이름 그대로 방광이 과도하게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성인의 방광은 약 400~500ml 정도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데, 과민성 방광이 있으면 방광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자주 수축해 소변이 많이 저장되지 않았는데도 소변을 참기 힘들어진다. 그런 만큼 빈뇨 외에도 갑작스럽게 요의가 느껴지면서 소변을 참기 어려워하는 요절박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염과 달리 세균 감염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소변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도 명확하지 않은데, △호르몬 변화 △자율신경계 이상 △비만 △당뇨병 △스트레스 △과도한 수분 섭취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료 방법에도 차이…항생제 효과 여부 달라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은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법에도 차이가 난다. 방광염은 세균 감염이 원인인 만큼 항생제를 사용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염증의 정도에 따라 3~7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고, 배뇨통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 등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방광염이 낫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세균이 콩팥으로 퍼져 신우신염까지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염증이 사라질 때까지 완전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 방광은 세균 감염과 무관하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자칫 항생제를 복용하다 오히려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신 과민성 방광이 있다면 소변을 최대한 참는 방광 훈련을 통해 방광의 기능을 정상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외에 항콜린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여 방광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억제하기도 한다. 보통은 약물 복용 후 2~4주가 지나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재발 막으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
두 질환 모두 재발이 잦고 만성화되기 쉽기 때문에, 평상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용변을 본 후에는 요도에서 항문 방향, 즉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빈뇨, 잔뇨감, 요절박 등의 배뇨 증상이 있을 때는 카페인이나 알코올과 같이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음료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특히 방광염의 경우 알코올이 염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을 권한다.
수분 섭취량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는데, 방광염이 있다면 방광 속 잔여 세균 배출을 촉진할 수 있도록 평소보다 물을 더욱 많이 마실 것이 권장된다. 반면 과민성 방광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방광이 더욱 자극을 받고, 방광 훈련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물 섭취를 약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배뇨일지를 기록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변을 보러 간 횟수나 시간, 증상의 정도, 소변의 양 등을 기록해 두면 진단과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과민성 방광의 경우 행동치료를 할 때 기초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기록이 많을수록 더욱 정확하게 진단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가능하다면 3일 이상 연속으로 꾸준히 작성하는 것이 좋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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