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Report] 광주제일고등학교 김성준

욕심이 아닌 자신감으로

하나의 목표를 위한 수많은 길이 있지만, 보통은 그중 단 하나의 길을 선택해 집중하라고들 조언한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있더라도, 하나에 오롯이 집중하지 않으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힘든 게 당연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남부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차기 ‘드래프트 최대어’의 자리를 노리는 김성준의 얘기다. 단지 욕심이 아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도전을 이어나갈 그의 2025년. 머지않아 그가 맞이할 봄은 ‘제2의 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제1의 김성준’을 대중에게 각인하기 위해 첫걸음을 옮길 시간이 될 것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Hahyun Son Location Gwangju Jeil High School

김성준
출생
2007년 5월 1일
신체조건 185cm 82kg
출신교 광주 수창초- 광주 충장BC- 광주제일고
포지션 내야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4년 성적(타자) 28경기 타율 0.307 31안타 1홈런 8타점 13도루 OPS 0.831
(투수) 14경기 34.1이닝 평균자책점 2.65 3승 1패 47탈삼진 17사사구 23피안타

#재정비

반갑습니다!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1월 27일 인터뷰)
동계 훈련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윈터 리그도 있고, 명문고 야구 열전도 있어서 앞으로 다가올 일정에 초점을 맞춰서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입니다. 딱히 어딘가로 놀러 가거나 길게 휴식을 취하진 않았어요.

작년 <더그아웃 매거진>에 광주제일고등학교 선배인 권현우, 김태현이 출연했어요.
맞아요. 읽은 지 좀 지나서 내용까지는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지만, 읽어 본 기억이 나요.

설 연휴에도 휴식 없이 운동한다고 들었어요. 일과는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연휴 당일에만 쉬고, 그다음 날부터는 정상적으로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아침에 오전 운동을 시작하고, 점심을 먹고 오후에 운동한 다음에 야간훈련에 가거나 트레이닝을 가는 식으로 하려고요. 몸 상태는 전보다 훨씬 올라와서, 다가오는 대회 일정에 맞춰서 잘 준비 중이에요.

동계 훈련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점을 준비할 계획인지 들어보고 싶어요.
슬슬 실전에 맞춰서 페이스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2024년에는 2학년 중 유일하게 ‘퓨처스 스타대상’을 수상했어요.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들은 게 없었어요. 예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말씀해 주시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영광스러운 상인 만큼 받을 때 정말 뜻깊었어요. 상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월에 펼쳐질 명문고 야구 열전에 참여하죠. 시즌 첫 대회인 만큼 욕심이 날 것 같은데요?
중요한 대회긴 하지만, 그래도 전국 대회만큼은 아니에요. 그래서 특별히 무리하기보다, 지금 모습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을 제일 보여주고 싶어요?) 작년에는 투수 위주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니까, 올해는 야수 쪽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예요.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솔직하게 조금 부담이긴 해요. 그래도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운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한 번씩 언급하는데, 부담되니까 말하지 말라고 하는 편이에요.

기록을 보면 높은 탈삼진 비율이 눈에 띄어요. 탈삼진을 끌어내는 비결은 뭔가요?
타자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타자의 심리를 좀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갈 때, 그런 점을 고려하고 던지니까 탈삼진 비율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느껴요.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해요.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지고 있습니다. 결정구로는 스플리터를 쓰고요. 상대 타자들이 대체로 치기 힘들어하는 공이 스플리터라, 위닝샷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투타를 겸업하는데도 구속이 150km/h가 넘을 만큼 투수로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어요.
트레이닝 부분에서 섬세하게 신경 쓰면서 운동하다 보니 구속은 자연스럽게 유지가 되고 있어요. 특히 피지컬 트레이닝에도 힘쓰고 있고, 스피드나 밸런스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이 시즌 중에도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구속과 기술 외에도 탄력, 유연성까지 골고루 신경 쓴다고 들었어요.
유연성은 부상 방지에 큰 도움이 되고, 탄력은 스피드나 다른 부분들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모두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평소에도 점프나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통해서 보강하고 있습니다.

밸런스 게임을 하나 준비했어요. 9회 말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과 9이닝 완투승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요?
음… 9회 말 끝내기 홈런으로 하겠습니다. 저는 아직 야수가 더 마음에 들거든요. 아무래도 야수로서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쪽을 선택하고 싶어요.

내야수로도 상당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어요. 투수가 아닌 야수로서도 자신이 있는 편이에요?
그럼요. 그중에서도 유격수가 가장 자신 있습니다. 수비 훈련에 대한 부담은 딱히 없고, 제가 어릴 때부터 자신감이 있던 포지션이에요. 그래서 딱히 수비에 대한 부담도 별로 안 느끼고 편안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 동안, 본인에게 크게 영향을 준 선배나 친구를 꼽으면 누구인가요?
이번에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된 (김)태현이 형의 영향이 꽤 크다고 느껴집니다. 경기 때마다 저한테 부담을 최대한 안 주려고 여러 이야기를 해 줬어요. 그런 면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태현이 형한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친구 중에서는 포수를 보고 있는 (최)현규요. 저랑 어릴 때부터 봤거든요. 제 성격도 잘 알고, 본 시간도 길다 보니 포수를 할 때도 저를 제일 편안하게 해 주는 친구예요.

2025년 새해, 광주제일고와 선수 김성준의 목표는 각각 무엇일까요?
팀 자체적인 목표는 당연히 전국대회 우승이 목표입니다. 대회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황금사자기요. 항상 황금사자기에서 더 투지 있게 잘해온 느낌이라, 그 대회에서 우승하는 걸 제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은 다치지 않는 거요. 그 외에도 팀을 우승시키는 것, 상위 라운드에 뽑히는 것까지가 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전체 1번’으로 지명받고 싶어요!

#바통 터치

주말리그 후반기, 광주동성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후반기 우승을 아쉽게 놓쳤어요. 꽤 중요한 경기였는데 왜 등판하지 않았나요?
이전 시합에도 꾸준히 출전했고, 이후에도 중요한 경기들이 연달아 잡혀 있었어요. 감독님이 하루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게 낫겠다고 제안하셔서 저도 동의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그날 경기는 등판 없이 쉬어갔습니다.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덕수고등학교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는데,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같은 상대를 다시 만나 승리했어요. 기분이 남달랐겠는데요?
황금사자기에서는 제가 실수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래서 큰 충격을 받았었죠. 그 경기를 지고 나서 학교에서 훈련할 때 형들과 더 독기를 품고 준비해서 청룡기에 출전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덕수고랑 다시 맞붙게 됐는데, 그만큼 간절하게 했던 게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날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어요. 기억에 남는 상황이 있나요?
첫 이닝 초반에 제구가 잘 안 잡혔어요. 2사 3루 상황이라서 자연스럽게 긴장하고 있었는데, 박준순 선수와 상대한 상황이 떠올라요. (결과는 어땠어요?) 이겼어요. 삼진으로 잡은 건 아니고 3루 땅볼로 잡았는데, 그 공을 잡아내면서 조금씩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전날 덕수고와 치열한 경기로 인해 투구 수 제한이 걸렸어요. 다음 날 준결승에서 팀이 패배했는데, 등판할 수 없어서 더 아쉬웠겠어요.
(권)현우 형이랑 제가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가장 잘 던지는 태현이 형이 있어서 괜찮을 거라고 기대했어요. 8회 결승타를 맞고 패배했는데, 정말 아쉬워서 그 순간을 잊어버리기가 쉽지 않았어요.

1년 내내 좋은 페이스를 보였어요. 그만큼 봉황대기 첫 경기에서 서울고등학교를 상대로 패하며 탈락한 건 더 아쉬움이 클 듯해요.
대통령배, 청룡기 모두 4강까지 진출하면서 경기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났어요. 체력적인 부분에서 지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거죠. 그래도 탈락할 거라는 예상을 하진 못했기 때문에 아쉬웠어요.

올해 선수단 구성이 괜찮다는 평가를 들어요. 에이스라고 여기는 선수가 있다면요?
2학년에 있는 김선빈 선수 아닐까요? 2학년인데도 항상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는 선수예요. 저희 팀이 잘 되려면, 선빈이가 올해 잘 해줘야 할 것 같아요.

광주일고가 이의리, 정해영 등 선배들을 포함해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어요. 에이스들이 계속 나오는 비결이 뭐라고 보나요?
코치님, 감독님의 좋은 지도 아래에서 훈련하다 보니까 훌륭한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봅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보다 훨씬 더 끈끈한 단합력이 광주일고만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첫걸음

야구와 처음 만난 순간을 들어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야구를 즐겨봤어요. 아버지가 어느 날 저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데려간 적이 있으셨는데, 현장에 다녀오니 자연스럽게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됐어요. 그러다 야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힘든 순간은 없었나요?
작년에 대통령배 8강 때 너무 더워서 마운드에서 어지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가 야구하면서 기억에 남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슬럼프 같은 기억은 없어요?) 청룡기 대회를 치르는 동안 투수로 자주 마운드에 올라가다 보니, 타석에서 집중력이 조금씩 떨어지더라고요. 그때 잠시 타자로서 슬럼프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그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어요?
특별한 방법이 있다기보다는, 코치님이랑 형들이 계속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주셨어요. 저 역시 빨리 이겨내야겠다는 의식을 해서 그런지 슬럼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전에 투수, 타자 중 하나로 포지션을 고정하는 경우가 보통이잖아요. 투타 겸업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1학년 때 충암고등학교를 상대할 때 투수로 처음 마운드에 올라섰어요. 그때 좋은 성적을 낸 뒤로 이도류를 도전해 봐야겠다는 다짐이 들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주변의 염려도 꽤 있었을 텐데, 감독님이나 가족들은 뭐라고 했나요?
다들 할 수 있다면 한번 도전하는 게 좋겠다고 하지만, 걱정도 자주 하시긴 합니다. 남들보다 더 뛰어야 하고, 던지기도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을 특히나 우려하곤 하세요. 시즌 중에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 역시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제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투타를 겸업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하나씩 들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장점은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걸 하는 만큼, 투수, 타자의 퍼포먼스를 더 자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거겠죠. 단점은 방금 말했듯 언제 페이스가 떨어질지 몰라서 항상 긴장해야 한다는 거고요.

투수와 타자 중 훈련량이 더 많은 건 어느 쪽이에요?
지금으로서는 야수 쪽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도 투수 훈련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병행하고 있어요.

투타 중 한쪽이 잘 풀리지 않는 날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땐 어떻게 스스로를 다잡으려고 하나요?
지난 일을 최대한 떠올리고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은 아니더라도, 다가올 일에 좀 더 나은 기회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되도록 긍정적으로 시합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인드래프트 상위 라운드 후보로 거론되는 친구가 많아요. 라이벌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장충고등학교 문서준 선수를 고르고 싶어요. 일단 피지컬이 정말 좋고요, 공 구위가 정말 위력적이라는 걸 자주 느껴요. 그래서 아직 만나본 적은 없지만 골랐습니다.

프로에서 투수로 등판할 기회가 생긴다면, 원하는 보직이 있나요?
마무리 투수를 맡고 싶어요. 투수로서 경기를 끝내는 게 매력적이라고 느껴지거든요.

현실적으로 프로 진출 후에는 투타 겸업을 이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한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떤 걸 고르고 싶어요?
야수를 선택하고 싶어요. 투수보다는 야수로서 더 큰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김성준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하나의 목표라고 느껴요. 이제는 이전보다 한 단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큰 무대를 노리고 있으니까요.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한 해를 지켜볼 팬분들께 인사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 시즌, 잘해서 최대한 많은 분께 제가 좋은 선수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7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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