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결산이 지나면 기록적인 실적 발표할 듯"
2024년 국내 금융주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주가가 약 112% 상승하며 두각을 보였다.

이 회사는 올해 초 PBR이 0.59에 못 미치는데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지주사로 745조3342억 원의 자산규모와 2024년 3분기 누적 약 7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은 즉각적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우리나라 금융주는 소액주주 지분율이 높다. 예를 들어 2023년말 기준 KB금융 소액주주는 지분율 74.62% 18만5539명이고, 신한지주는 62.24% 14만8240명, 하나금융은 78.43% 12만3634명에 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주 소액주주 중에 외국인 비율이 평균 60%가 넘어서며 최근 그 비중이 늘어났다고 한다.
과거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관치금융'을 지목됐다. 정부나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경영에 개입해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데 국민연금공단이 보통 7~8%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금리나 대출규제 등 정부정책이 금융사 자율성과 경영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어, 수익성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그간의 저평가 이유로 손꼽힌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상황이 변했다. 정부에서 금융사의 밸류업 노력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제일 먼저 반응한 건 외국인이다. ‘가까이 보다 멀리서 봐야 더 잘 보인다’는 말이 맞나 보다.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에 힘쓰는 은행들, 실적과 이익이 높아지면 주가가 상승한다는 매우 평범한 투자 관점이 통하면, 국내 투자자들도 은행주로 장기적인 투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 중에서도 어디가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지 골라야 하는데 이 때는 마찬가지로 재무제표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은행의 재무제표는 제조업과 사뭇 다르다. 우선 금액단위가 백만 원이다.
헷갈리지 말자. 2024년 3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자산총계는 501조7614억 원과 부채 472조8381억원, 자본 28조9233억원이다.
자산항목 중'대출채권및기타금융자산' 계정은 388조7498억원인데 이게 바로 고객에게 빌려준 돈, 與信(여신)이다. 주석 '5.영업부문'을 보면 어떤 대상에게 빌려 줬는지, 각각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알 수 있다. 부채의 가장 큰 금액이 바로 受信(수신)인 고객에게 받은 돈(예금)을 나타내는'예수부채'인데 378조8914억원이다.
아래 '차입부채'와 '발행사채' 둘은 은행업을 속칭 ‘돈 장사’라고 부르는데, 예금뿐만 아니라 ‘빌려서도’ 빌려준다. 막대한 현금이 움직이는 은행은 ‘돈’ 자체가 상품이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리스크 지표가 아니다. 그 외에도 제조업과 다른 특징이 많지만 손익계산서에 좀더 눈길을 줘보자.
은행 손익계산서에는 '매출액'이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를 의미하는 매출액과 그 외 수익을 구분하지 못하는 업종은 '영업수익', '영업비용'으로 손익계산서를 작성한다. 은행은 좀 더 특이하다.
영업이익부터 튀어 나온다. 이자·수수료·보험 등 각각의 수익과 비용을 따져 영업이익을 정리한다. 아직까지 은행은 주로 이자를 통한 예대마진과 수수료수익으로 이익을 낸다. 그렇기 때문에 손익계산서 계정과목이 '영업이익'으로 출발해 영업 외 손익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이 나오는 구조다.
순이자손익과 순수수료손익 하단의 ○○수익과 ○○비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해당 은행의 기타수익을 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조업의 경우 꼭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체크하라고 한다. 영업이익이 흑자인데 내리 몇 년째 마이너스 현금흐름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은행은 ‘돈이 돌고 돌아, 그리고도 돌아서’ 이익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몇 천억원이 돼서 그닥 놀랄 일은 아니다.
모 은행의 공시를 보면 자신들의 ‘영업이익’이 매출액과 동일하다며 아래와 같이 표현해 놓았다.
“상기'연결실적내용' 중 '매출액' 항목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재무제표상 대응되는 계정과목이 없으므로, 이자수익·수수료수익·기타 영업수익 등을 합한 수치를 기재하였습니다.”라고 말이다.
가끔 은행 관련 재무정보에 매출액이 나오는데 각각의 손익의 합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은행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예측컨대 2024년 결산이 지나면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할 것이다.
그간 매년 4조~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수백 조 원의 자산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는 매우 낮았다. PBR 0.4~0.6 수치가 말해주듯 저평가는 맞으나, 주가가 오를 거라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 방향성이 계기가 되었고, 국민연금조차 은행주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규제완화를 꾀하고 있다고 하니 장기적인 투자처로 은행주를 살펴 볼 만하다. 각 은행들이 배당성향을 강화하는 등 적절한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고 있어 매력적이나, 투자자는 여전히 은행의 본질적인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와 정부 정책 변화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