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의 서재’로 봄나들이 가볼까

조회수 2024. 4. 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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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가 4월 3일부터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집옥은 ‘옥 같은 보배, 즉 책을 모은다’는 뜻으로 고종(재위 1863~1907)가 1881년 개화정책 구상을 위해 4만 권이 넘는 책을 모아 서재 겸 집무실인 집옥재를 지었고, 외국 사신의 접견 장소로도 쓰였다고 하는데요. 집옥재는 1961년 5·16쿠데타 이후 보안을 이유로 줄곧 닫혀 있었지만 문화재청이 2016년부터 조선시대 역사·문화 왕실자료 관련 도서를 비치해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10월 31일까지 5개월 간 개방되는 집옥재의 자세한 내용을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경복궁 ‘작은 도서관’ 집옥재 개방
조선왕실자료·소설 등 1700여 권 구비

“와 궁 안에 진짜 도서관이 있네!”

나들이 나온 상춘객들 사이로 감탄이 쏟아집니다. 전각 내부에 빽빽이 꽂힌 1700여 권의 책도, 호롱불을 연상케 하는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책상도 누구나 책 한 권 빼들어 읽고 싶게 만듭니다. 눈에 꽃풍경을 담기 바쁘던 나들이객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책장을 넘기며 여유를 찾습니다. 왕은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잠시나마 역사 속 인물이 돼보는 상상도 즐깁니다.

(왼쪽) 양쪽으로 팔우정·협길당을 끼고 있는 집옥재 외관. (오른쪽) 중국풍의 화려한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내부 모습.

‘고종의 서재’ 경복궁 집옥재가 4월 3일부터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집옥은 ‘옥 같은 보배, 즉 책을 모은다’는 뜻입니다. 고종(재위 1863~1907)은 1881년 개화정책 구상을 위해 4만 권이 넘는 책을 모아 서재 겸 집무실인 집옥재를 지었고 외국 사신의 접견 장소로도 썼습니다. 창덕궁에 자리했던 건물이 옮겨진 것은 고종이 경복궁으로 환궁한(1884년) 이후입니다. 집옥재는 1961년 5·16쿠데타 이후 보안을 이유로 줄곧 닫혀 있었지만 문화재청이 2016년부터 조선시대 역사·문화 왕실자료 관련 도서를 비치해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역사공간을 눈으로 훑어보는 것을 넘어 시민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올해는 4월 3일부터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고 있습니다. 경복궁을 찾은 이들은 누구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집옥재는 경복궁의 가장 안쪽 북서 방향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광화문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20분가량 걸립니다. 한창 꽃축제가 벌어진 경복궁 안을 거닐다보면 힘든 줄 모르게 다다릅니다. 연못 주위로 진달래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향원지를 지나면 왼쪽 후원에 보이는 건물이 집옥재입니다. 구한말 유행한 중국풍 양식을 취한 것으로 궁내 다른 전각과 달리 최대한 호사를 부린 것이 특징입니다.

4월 3일부터 일반에 공개된 경복궁 내 작은 도서관 ‘집옥재’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벚꽃 풍경 바라보며 즐기는 ‘궁 독서’

도서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고 입장 인원에 맞춰 차례를 기다려야 합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종의 어진(왕의 초상)이 방문객을 맞습니다. 그 뒤로는 옥색 단청 아래 나무 책장을 가득 채운 서적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조선시대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장서각 장서를 비롯해 조선왕실자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관련 서적 1700여 권이 빼곡합니다. 과연 왕의 서재다운 모습입니다. 특히 조선시대의 역사·예술·문학 등에 대한 책도 다양하게 비치돼 있어 잠시 책 속으로 역사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습니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역사책도 이곳에선 술술 읽힐 듯합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나 에세이, 과학서 등 일반도서도 구비돼 있습니다. 올해 정독도서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근 출간된 책 150여 권을 대여·기증받았습니다.

한편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한국문학 번역본을 모아뒀습니다. 곳곳에서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이나 김영하 작가의 소설 ‘검은꽃’을 집어든 외국인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종이 서구 근대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관련 책들로 집옥재를 채웠다면 이제는 나라 밖으로 뻗어가는 한국문학이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손끝으로 종이책을 훑는 것만으로도 도시민에게는 위안이 되지만 잠시라도 꼭 앉아 쉬어가기를 추천합니다. 나무 책상에 앉아 통창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책장이 절로 넘어갑니다. 책상마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조명장치가 마련돼 있어 오롯이 집중하기에도 좋습니다. 간간이 고개를 들면 전각 밖으로는 벚꽃이 흩날리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지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한편 집옥재는 양쪽에 팔우정과 협길당을 날개처럼 끼고 서 있습니다. 세 건물은 모두 복도로 연결돼 있는데 팔우정은 방문객도 직접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정자가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 들도록 지었다는 팔우정은 그야말로 ‘힐링 스폿’입니다. 팔각 돌기둥을 둘러싸고 놓인 테이블에 앉아 창으로 한가득 들어오는 봄기운을 받으면 금세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팔우정엔 따로 책이 구비돼 있지 않지만 평소 즐겨 읽는 책을 가져와 나만의 도서관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집옥재와 팔우정 내부는 10월 31일까지 5개월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입니다(매주 화요일 및 7∼8월, 추석 연휴 휴관).

2024 봄 궁중문화축전

4월 27일~5월 5일 5대 고궁서… 궁궐 산책하고 왕이 사랑한 ‘가배’ 한 잔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이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 일대에서 펼쳐집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선 다양한 체험과 상설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경복궁 전역에서는 전통복식을 입고 궁중음식·무예·회화 등 다양한 궁중 일상을 체험해보는 ‘시간여행, 세종’ 프로그램이 새로 선보이며 2023년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고궁뮤지컬-세종, 1446’이 다시 찾아옵니다. 창덕궁에서 진행되는 ‘아침 궁을 깨우다’에서는 ‘궁궐 걷는 법’의 저자 이시우 작가와 함께 두 시간 동안 봄날 아침의 창덕궁을 거닐 수 있습니다. 덕수궁에서는 ‘황실취미회’가 열려 가배(커피)와 옥돌(당구), 음악 등 고종이 사랑한 취미생활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창경궁에서는 어린이날을 기해 ‘어린이 궁중문화 축전’을 개최하며 경희궁 곳곳에서는 경희궁의 역사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경희궁을 만나다’를 진행합니다.

봄 궁중문화축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cha.go.kr)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아울러 사전예약 프로그램 예매 티켓과 5대 축전 기간 동안 5대 궁을 무제한으로 방문할 수 있는 ‘궁패스’는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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