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카메라의 정점, 소니 α1 II [리뷰]

플래그십. 그 이름값만큼이나 아우라를 풍긴다. 처음 손에 쥘 때부터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작고 가벼운 바디는 플래그십 카메라 특유의 묵직함 대신 휴대성과 실용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 작은 크기 안에 담긴 성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신차 출시회와 같은 어두운 실내 환경, 그리고 인천공항 활주로에서의 비행기 촬영까지. 다양한 촬영 환경에서 α1 II는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고화소 센서와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 그리고 초당 30fps에 달하는 연사 성능은 단순히 스펙상의 숫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촬영 경험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소니가 플래그십 카메라 시장에서 다시 한번 기준을 제시한 이 모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 본다.

α1 II를 처음 손에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만족스러웠던 점은 크기와 무게였다. 플래그십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바디는 생각보다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뛰어났다. 크기는 136.1mm x 96.9mm x 82.9mm로, R5 Mark II보다 너비, 높이, 두께 모두 작다. 소니 특유의 컴팩트한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외형은 소니의 α 시리즈답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다. 그립부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편안해 FE 70-200mm F2.8 GM OSS II와 같은 대형 렌즈를 장착해도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상위 기종답게 넉넉하게 탑재된 다이얼과 버튼류는 직관적이었고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도 있어서 좋았고, 조그마한 조그스틱이 탑재돼서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보고 있는 순간에도 빠르게 초점 구역을 변경할 수 있었다. 

뒷면에는 3.2인치 LCD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스위블 기능은 물론, 플립까지 가능하다. 화면은 선명하고 반은 속도도 빨라 카메라 설정이나 터치로 초점 설정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CD 화면이 정중앙에서 살짝 위로 치우쳐 있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944만 화소의 전자식 뷰파인더 역시 밝기와 해상도가 뛰어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고, 크기도 넉넉해 역광 상황에서도 높은 사용성을 보였다. 

α1 II의 핵심은 5010만 화소 풀프레임 이면조사 적층형 엑스모어 RS CMOS 센서다. 이 센서는 소니의 최신 비온즈 XR 이미지 프로세서와 결합해 뛰어난 해상도를 구현한다. 여기에 AI 기반 프로세싱 유닛을 탑재해 피사체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덕분에 카메라가 자동으로 피사체를 인식하는 '오토' 모드가 새로 탑재돼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α1 II + FE 70-200mm F2.8 GM OSS II || 200mm, F5.0, 1/640s, ISO 100 (색감과 밝기를 보정한 사진)

이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인천공항 인근으로 달려갔다. 마침 대한항공의 신도색 항공기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날이었다. 손에 쥔 렌즈는 FE 70-200mm F2.8 GM OSS II. 200mm까지 줌을 당겨봐도 여전히 비행기는 너무 멀다.

α1 II + FE 70-200mm F2.8 GM OSS II || 200mm(환산 300mm), F4.5, 1/800s, ISO 100 (색감과 밝기를 보정한 사진)

이때 빛을 발한 것이 고화소 센서의 힘이다. 5000만 화소가 넘는 덕분에 1.5배 크롭 촬영을 하더라도 5616x3744의 고해상도 사진이 담긴다. 200mm짜리 렌즈를 300mm처럼 활용하는 순간이었다. 이륙 도중 나무가 프레임에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오토포커스는 비행기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갔다.

α1 II + FE 70-200mm F2.8 GM OSS II || 200mm(환산 300mm), F5.0, 1/1000s, ISO 100 (색감과 밝기를 보정한 사진)

연사 성능은 초당 최대 30fps로, 플래그십 카메라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특히, 전자 셔터를 사용함에도 블랙아웃 없이 연사가 가능해 움직임이 빠른 피사체를 놓칠 일도 없다. 기계식 셔터에서도 최대 10fps 연사가 가능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α1 II + FE 24-70mm F2.8 GM II || 24mm, F3.5, 1/50s, ISO 100 (보정하지 않은 사진)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역시 α1 II의 강점이다. 최대 15스톱 이상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원해 어두운 배경과 밝은 하이라이트가 공존하는 환경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ISO 감도는 기본 100~3만2000으로 저조도 환경에서도 노이즈를 최소화하며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α1 II + FE 24-70mm F2.8 GM II || 44mm(환산 66mm), F3.2, 1/60s, -0.30eV, ISO 100 (보정하지 않은 사진)

이같은 센서의 성능은 어두운 무대에 화려한 조명을 비추는 신차출시회에서 빛을 발했다. 자자동차는 하이라이트 조명 아래 선명하게 빛났고, 배경은 어두운 실내 환경으로 대비가 극명했다. 이런 극단적인 조명 차이는 실내 사진 촬영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α1 II는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 덕분에 자동차의 디테일과 배경의 어둠을 모두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특히 고화소 센서는 작은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담아냈고, 장망원 렌즈 없이 24-70mm의 표준 줌 렌즈만으로도 원하는 구도를 다양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α1 II + FE 70-200mm F2.8 GM OSS II || 129mm, F20.0, 1/40s, ISO 100 (색감과 밝기를 보정한 사진)

특히 전자 셔터를 사용할 때 블랙아웃 없는 뷰파인더는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건물 옥상에 올라가 셔터스피드를 길게 하고 패닝샷을 찍어봤는데, 다른 카메라를 사용할 때보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따라가는 게 훨씬 수월했다. 덕분에 이미지를 확인해 보면 배경은 예쁘게 날아가고, 자동차는 선명하게 나오는 사진을 얻게 되었다. 

α1 II는 단순히 스펙상의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는 카메라다. 작고 가벼운 바디에 담긴 고화소 센서와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 그리고 강력한 AF 성능은 실제 촬영 환경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신차 출시회처럼 극단적인 조명 조건이나 인천공항 활주로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앞에서도 α1 II는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보여줬다.

플래그십 카메라로서 α1 II는 사진과 영상을 모두 아우르며 올라운더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전문가부터 열정적인 아마추어까지, 이 카메라는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운 도구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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