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영(23)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26일 키움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오스틴을 제치고 홈런 단독 1위에 선착한 것이다.
맞는 순간 본인도 고개를 갸웃했던 타구는 중견수 키를 넘어 125m를 날아갔고, 이 한 방으로 김도영은 40년 넘는 타이거즈 역사에 없던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팬들의 시선은 벌써 그 너머를 향한다. 이대로 크면 이승엽의 대기록까지 넘보는 것 아니냐는 설레발이다.
김성한도 이종범도 못 한 일

이날 홈런의 무게는 숫자 이상이다. 타이거즈에서 한 시즌 30홈런은 1988년 김성한을 시작으로 이종범, 김상현, 최희섭, 그리고 지난해 위즈덤까지 11차례 나왔지만, 전부 단 한 번씩이었다.

두 시즌 30홈런을 친 타자는 구단 역사상 김도영이 처음이다. 여기에 홈구장 챔피언스필드 시즌 18홈런으로 역대 타이기록까지 세워, 한 개만 더 보태면 이 부문 단독 신기록이다.
부상 시즌을 지우고, 더 빨라졌다

이 기록이 더 값진 건 과정 때문이다. 2024년 38홈런-40도루로 리그를 지배했던 김도영은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만 세 차례 당하며 7홈런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주법까지 바꾸는 각별한 자기관리로 시즌을 준비했고, 후반기 첫 7경기 침묵도 키움 3연전 3경기 연속포로 단숨에 지워냈다. 팬들 집계로 2024년에는 109경기 만에 도달한 30홈런을 올해는 96경기 만에 채웠다. 38홈런 시즌보다 열 경기 이상 빠른 페이스다.
올해는 40홈런, 그리고 내년은

남은 시즌 관전 포인트는 40홈런이다. 9월 아시안게임 차출로 2주가량 자리를 비우는 변수가 있지만, 그전까지 40경기 이상을 소화할 수 있어 도전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그리고 팬들의 상상은 자연스럽게 내년으로 넘어간다. 부상 없는 김도영이 지금보다 빠른 페이스를 한 시즌 내내 유지한다면, 국내 타자의 성역처럼 남아 있는 이승엽의 단일 시즌 56홈런 같은 대기록까지 언젠가 사정권에 두는 것 아니냐는 기대다.

물론 아직은 설레발의 영역이다. 56홈런은 리그 역사상 단 한 명만 밟은 고지이고, 김도영의 최우선 과제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완주다. 다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만 23세에 구단 역사를 새로 쓰는 타자의 천장이 어디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건강하기만 하라는 팬들의 주문이 괜한 말이 아니다. 김도영의 진짜 역사는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