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겨낸 신의 방패’ 김승규, ‘슈퍼세이브’ 1승 지켰다···“수술·재활 힘겨운 선수들 나보고 힘내길”

양승남 기자 2026. 6. 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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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가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 승리 후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와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황인범(30·페예노르트)의 마법이 골문을 열었고, 김승규(36·FC도쿄)는 철벽 방어로 태극호 골문을 단단히 틀어 막았다. 오랜 부상을 딛고 라이벌 조현규(35·울산)와의 치열한 주전 경쟁도 이겨낸 김승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판에서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맹활약했다.

김승규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의 맞대결에서 대표팀 골문을 지켜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승규는 이날 3개의 슈퍼세이브로 체코의 골 기회를 차단하며 한국의 역전승을 뒤에서 묵묵히 도왔다.

이날 경기의 큰 화두 중 하나는 골키퍼 장갑을 누가 끼는 것이냐였다. 홍명보 감독의 부임 이후, 대표팀의 넘버원 수문장 자리를 두고 김승규와 조현우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여왔다. 경험과 빌드업 능력을 앞세운 김승규와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카리스마로 무장한 조현우의 주전 경쟁은 외신마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선발 낙점될 수문장을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가장 치열한 포지션”이라며 집중 조명했을 만큼 팽팽했다.

축구대표팀 오현규가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감격스러워하며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전의 날,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김승규였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조현우가 2022 카타르 대회에서 김승규가 주전으로 나선 뒤 이번 대회 첫 경기 누가 장갑을 낄지 관심을 모았는데, 김승규가 낙점됐다.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회복한 김승규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멕시코와 평가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평가전에서 조현우보다 조금 더 많은 기회를 받으며 이번 대회 주전 가능성을 알렸다.

김승규는 이날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장신이 즐비한 체코를 상대로 전반을 무실점으로 잘 막은 김승규는 후반 14분 불의의 선제골을 내줬다. 오른쪽에서 블라디미르 코우팔이 길게 넘긴 스로인을 문전에서 높이 뛴 크레이치코프가 머리로 골대를 갈랐다. 문전 가까운 곳에서 타점 높은 헤더가 이뤄져 김승규가 손을 쓰기 어려웠다.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김민재 등이 12일 북중미월드컵 체코전에서 승리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김승규는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이 황인범의 동점골 이후 오현규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은 뒤 거세진 체코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김승규는 체코가 높이를 활용한 세트피스와 기습적인 문전 침투 공격을 펼쳤으나 그때마다 골문을 완벽히 장악했다.

특히 2-1로 앞선 후반 막판 문전에서 홀로제크의 완벽한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내 동점 위기를 막았다. 김승규는 이날 3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주전 수문장으로 제 몫을 다했다.

김승규는 “체코의 세트플레이 대비를 많이 했는데도 피지컬이 워낙 좋아 아쉬움이 남는 장면도 있었다”면서 “첫 골 실점했지만 역전해서 기쁘다. 마지막에 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특히 오랜 부상을 딛고 일어선 데 대해 “1년 전만 해도 복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정도였는데, 월드컵에 나오고 선발로 나와서 이겨 그런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라면서 “수술과 재활로 힘들어 하는 선수들이 나를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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