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도발" 이스라엘 모사드에 미사일 날린 헤즈볼라…결말은 [스프]
김혜영 기자 2024. 9. 26. 09:03
[딥빽]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이스라엘군이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을 겨냥한 무전기와 무선호출기 공격으로 이틀간 최소 37명의 사망자, 4천여 명의 부상자를 낸 데 이어, 레바논 남부 일대 목표물 100여 곳을 공습했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표적 공격해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을 제거했습니다.
레바논 전역에서 현지시각 23일 약 650차례의 공습을 강행해, 헤즈볼라 시설 1천600개 이상을 타격했는데,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시각 24일 기준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최소 569명이 숨지고, 1천835명이 다친 걸로 집계됐습니다.
24일에는 베이루트를 정밀 공격해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을 살해한 것을 포함해 레바논 남부 등 곳곳의 헤즈볼라 시설 1천500개를 타격했으며 2천 개의 무기를 투하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은 불과 일주일 만에 일어났습니다.
헤즈볼라도 22일 오전 100발이 넘는 로켓과 자폭 드론을 날려 보낸 데 이어, 24일에는 300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며 맞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25일에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겨냥해 공격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대지 미사일을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했으며, 피해나 사상자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무력 도발로 인해 1년 가까이 피란 중인 북부 지역 주민 6만여 명이 안전하게 집에 오게 하는 게 전쟁 목표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라면 지상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전면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전망,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일단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레바논이 2006년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3일 단 하루의 폭격으로 발생한 레바논 사망자 수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레바논 측 사망자 수 추정치 (1천191명)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헤즈볼라는 당초 "확전 방지"라던 입장과 달리, "모든 군사적 가능성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만큼 지상전을 피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러한 공언을 실제 실행에 옮긴다면, 이스라엘이 압도적 군사 우위를 토대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게 자명한 만큼, 헤즈볼라로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희에게 자문해 준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 정세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5차 중동전쟁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헤즈볼라의 지도부마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현재 판세는 이스라엘에 훨씬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게다가 헤즈볼라 조직 내부의 정보를 훤히 꿰고 공격에 활용한 이스라엘 당국의 첩보 능력도 헤즈볼라로선 상당한 압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지도부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까지 가서 "우리는 자신의 권리와 자신을 방어하는 모든 그룹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 "이스라엘이 기꺼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보복이나 위협 등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않았고, 과거 다른 이란 대통령들의 적대적인 발언들에 비하면 온건한 축에 속했습니다.
게다가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탈퇴로 폐기됐던 '이란 핵 합의(JCPOA)'의 복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면 다른 현안에 대한 대화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냥 말뿐일 거란 지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란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전향적인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사태가 더 악화되길 원치 않는 이란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지난 19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레바논 접경지인) 북쪽의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입니다.
이스라엘군이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을 겨냥한 무전기와 무선호출기 공격으로 이틀간 최소 37명의 사망자, 4천여 명의 부상자를 낸 데 이어, 레바논 남부 일대 목표물 100여 곳을 공습했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표적 공격해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을 제거했습니다.
레바논 전역에서 현지시각 23일 약 650차례의 공습을 강행해, 헤즈볼라 시설 1천600개 이상을 타격했는데,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시각 24일 기준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최소 569명이 숨지고, 1천835명이 다친 걸로 집계됐습니다.
24일에는 베이루트를 정밀 공격해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을 살해한 것을 포함해 레바논 남부 등 곳곳의 헤즈볼라 시설 1천500개를 타격했으며 2천 개의 무기를 투하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은 불과 일주일 만에 일어났습니다.
다니엘 하가리ㅣ이스라엘군 (IDF) 대변인 (지난 21일)
오늘 우리는 매일 발사를 계획한 책임자인 이브라힘 아킬과 라드완 군대의 최고 사령관들을 공격했는데, 약 10명의 사령관이 사망했습니다.
헤즈볼라도 22일 오전 100발이 넘는 로켓과 자폭 드론을 날려 보낸 데 이어, 24일에는 300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며 맞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25일에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겨냥해 공격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대지 미사일을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했으며, 피해나 사상자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무력 도발로 인해 1년 가까이 피란 중인 북부 지역 주민 6만여 명이 안전하게 집에 오게 하는 게 전쟁 목표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라면 지상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전면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전망,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레바논, 2006년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
하산 나스랄라ㅣ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지난 19일)
적군은 이 작전에서 모든 규칙, 법을 어기고 레드라인을 넘었습니다. 도덕적으로나 인도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헤즈볼라는 당초 "확전 방지"라던 입장과 달리, "모든 군사적 가능성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만큼 지상전을 피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러한 공언을 실제 실행에 옮긴다면, 이스라엘이 압도적 군사 우위를 토대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게 자명한 만큼, 헤즈볼라로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5차 중동전쟁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이스라엘이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헤즈볼라의 지도부마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현재 판세는 이스라엘에 훨씬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헤즈볼라는 제가 보기엔 지금 많이 타격을 입었어요. (23일 기준) 7명의 지하드 카운슬 위원들 중에 5명이 죽었거든요. 군사 조직으로 놓고 보면 사령관 7명 중에 5명이 날아가 버린 상황이면 기본적으로 지금 약간 공포심이 있을 거예요. 삐삐가 터지고 워키토키가 터지고 갑자기 하마스 지도자는 테헤란의 심장부 이란 혁명수비대 안가에서 죽잖아요. 보복 전에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당할 가능성을 이번에 너무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을 거고 보복을 공언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예요. 5차 중동전쟁은 아직은 그런 징후까지는 예단하기는 이른 것 같아요.
게다가 헤즈볼라 조직 내부의 정보를 훤히 꿰고 공격에 활용한 이스라엘 당국의 첩보 능력도 헤즈볼라로선 상당한 압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대우교수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 높게 (이스라엘이) 타격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레바논의) 베이루트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고, 헤즈볼라로서는 이제 정당성을 잃을 수 있죠. (중략)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들만 암살을 했지, 기관 시설은 아직 그대로 다 있잖아요. 근데 2006년 같은 경우는 그거 다 부쉈단 말이죠. (중략) 결국 헤즈볼라의 대응 수위에 따라서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도 달라질 것이다.
'헤즈볼라 뒷배' 이란의 선 긋기?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까지 가서 "우리는 자신의 권리와 자신을 방어하는 모든 그룹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 "이스라엘이 기꺼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보복이나 위협 등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않았고, 과거 다른 이란 대통령들의 적대적인 발언들에 비하면 온건한 축에 속했습니다.
게다가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탈퇴로 폐기됐던 '이란 핵 합의(JCPOA)'의 복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면 다른 현안에 대한 대화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냥 말뿐일 거란 지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란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전향적인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사태가 더 악화되길 원치 않는 이란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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