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점주가 음식값 깎아야 수수료 할인"…업체들 반발
조슬기 기자 2024. 10.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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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제시한 상생안에 점주들의 할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업주가 낮은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더라도 음식 가격을 할인해 줄 경우, 업주가 얻는 혜택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상생협의체 6차 회의에서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앱 매출액 기준 상위 60% 점주에게는 기존 9.8%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이보다 매출이 적은 점주에게는 수수료를 낮추는 내용의 상생안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상위 60∼80%에 적용하는 중개 수수료율로, 우아한형제들은 점주가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천 원이면 수수료율 6.8%를, 1천500원이면 4.9%를 각각 적용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상생협의체에 참여한 여러 입점업체 단체에서는 "현행보다 후퇴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존 중개수수료율 9.8%에선 점주가 2만원짜리 음식 주문을 받으면 중개수수료로 1천960원(부가세 별도)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배민의 제안대로라면 점주가 1천 원 할인을 제공하면 중개수수료는 3%포인트 낮아진 6.8%가 적용돼 600원을 적게 내지만, 1천 원 할인을 부담해야 하므로 오히려 400원의 손해가 발생합니다.
점주가 1천 원을 할인할 경우 주문 음식 가격이 3만5천 원은 돼야 할인보다 수수료 인하(1천50원) 폭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점주가 소비자에게 1천5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는 게 입점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입점단체 측은 이 같은 상생안이 제시된 회의 당시 "왜 점주의 할인을 강제 조건으로 걸고 선심 쓰듯이 중개 수수료율을 인하하느냐"고 반발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계산해도 점주가 더 지불하는 셈"이라고 지적하며 "소비자 유인으로 인한 배달앱 점유율 지키기에 왜 점주 돈을 쓰며 부담을 가져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수료를 내리면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면서 "제시한 소비자 할인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배달앱 운영사에 상생안을 수정해서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무료 배달을 도입하면서 공격적인 물량 공세로 배민을 위협하는 쿠팡이츠는 상생안을 아직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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