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보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자녀 교육 탓 40대 여성 경력 단절 늘어
자녀 교육 때문에 일을 그만 둔 여성이 올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 출산이나 결혼·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줄었지만 이는 인구감소와 혼인 감소 등 인구구조적인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로 인해 여성들이 자신의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경력단절은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기혼 여성 고용 현황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중 경력 단절 여성은 전년 대비 4만8000명 감소한 13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경력 단절 사유별로 나눠보면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 둔 여성 수가 전년 대비 올해 1만명 증가했다. 자녀 교육으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육아(-3만명)나 결혼(-1만4000명), 임신·출산(-7000명) 등 다른 사유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 수가 일제히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결혼, 출산, 육아 시기에 차례로 찾아오는 경력 단절 위기를 버텨내더라도 자녀교육이라는 또 다른 벽에 맞닥뜨리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예전에는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았는데, 최근엔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육 때문에 휴직하는 사례가 굉장히 늘어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육아나 결혼, 출산 등 사유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이 줄어든 것도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됐다기보다 인구 구조적인 측면에 기인한 것이 크다고 분석했다. 혼인이나 출생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 수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15~54세 기혼 여성은 794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5만9000명 줄어 들었다.
연령별로 봐도 이 같은 흐름은 두드러졌다. 혼인이나 육아 연령대인 30대(54만4000명) 경력 단절 여성은 전년 대비 5만6000명 감소한 반면 반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주로 두고 있는 40대(59만명) 경력 단절 여성은 같은 기간 2000명 늘어났다.
연령별 경력 단절 사유를 보면 경력 단절 여성 수가 증가한 40대(3만4000명)에서 자녀 교육을 경력 단절 사유로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외 30대(1만6000명), 50대(1만명) 등 순이었다.
전체 경력 단절 여성 대비 비율로 보면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42.0%(56만7000명)으로 가장 높았다. 그밖에 결혼이 26.2%(35만3000명), 임신·출산이 23.0%(31만명) 등이었다. 자녀교육은 4.4%(6만명)이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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