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포기 없다, 代 이어 끝장... 김정은, ICBM 발사장서 딸 공개한 속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에서 딸을 최초로 공개한 것과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핵 개발 사상 정신적 기초가 증조부 김형직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있다는 강한 메시지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이 ICBM 발사장에서 딸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세계는 ICBM의 기술적 진전보다는 딸을 ICBM 발사 통해 공개한 이유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혹자들은 어린 딸과 부인이 함께 지켜볼 정도로 ICBM의 신뢰성 선전, 핵무기 개발에 대한 결연한 의지, 후대 세대 위한 평화 수호용 이미지 각인 등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다 일리가 있는 평가이다”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그러나 김정은이 ICBM을 배경으로 딸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 한 장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며 “본인에게는 북핵 개발의 사상·정신적 기초가 김정은의 증조부 김형직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장기성을 띠고 힘든 일을 시킬 때 김형직이 지었다고 선전하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노래를 자주 부르게 한다. 중국 공산당에 ‘우공이산’ 정신이 있다면 북한 노동당에는 김일성이 자주 사용하던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이 있다”며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은 그 어떤 외세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민족자체의 힘으로 개척해야 하며, 몸이 찢겨 가루가 된다고 하여도 굴함 없이 싸워 성취해야 하며, 본인의 생애에 이루지 못하면 자식대에, 그래도 안 되면 손자, 증손자대를 넘어가면서라도 끝장을 봐야 한다는 소위 ‘계속혁명 사상’이다”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김일성의 주체사상도 ‘남산의 푸른 소나무’ 노래에 기초하고 있고 북한의 세습통치 당위성도 김씨 일가가 대를 이어 북한을 통치해야 언제인가 한반도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에 기초하고 있다”며 “‘남산의 푸른 소나무’ 정신을 북한의 핵무력 정책에 접목시켜 본다면 북한의 핵무기개발이 힘들더라도 철저히 자력으로 완성해야 하며, 어떤 난관이 조성되어도 반드시 완성해야 할 숙원사업이며, 핵에 기초한 한반도 통일을 김정은 대에 못하면 김정은 자녀 대에 가서라도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은 ICBM발사장에 딸과 함께 등장한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북핵 포기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한미일 등 세계가 중국을 통해 북핵 포기를 달성하려는 것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ICBM 발사장에서 딸까지 공개하며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절대불변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실정에서 대한민국도 한미동맹에 기초한 확장억제력 실행력을 높이는 것과 함께 한시적 핵 보유 통한 ‘직접 억지력’ 확보문제도 장기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들의 아들을 후계자로 공식 결정하고서도 한참 지난 후에 공개한 데 비해 김정은은 그의 딸(김주애로 추정)을 어린 나이에 공개하는 파격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신형 ICBM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김정은의 딸 사진을 공개한 것은 그가 앞으로 김정은의 국가핵전략무력강화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과 같은 군주제적 스탈린주의체제에서 김정은의 딸 사진이 로동신문 2면과 3면에 공개된 이후 그가 일반적인 북한의 청소년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김정일이 그의 장남이나 차남을 제치고 자신의 성격을 가장 빼닮은 삼남 김정은을 매우 이른 시기에 후계자로 선택한 것처럼, 김정은도 자신을 가장 빼닮은 딸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2021년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인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신설한 것에 대해 필자는 북한은 유사시 체제 안정성과 4대 권력세습을 포함한 ‘백두혈통’에 의한 권력승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직책을 신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며 “만약 이후에도 김정은이 중요한 현지지도에 그의 딸을 자주 동행시킨다면 이는 김정은의 딸이 후계자가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딸이 드러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며 “딸을 이런 방식으로 공개한 것은 김정은이 현재 평온한 상태라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매든 연구원은 김정은 딸이 현재 12~13세이며 대학 입학이나 입대를 준비하려면 아직 4~5년 정도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번 공개는 딸이 지도자가 되기 위해 교육 및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며 “중앙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거나 고모(김여정 당 부부장)처럼 고문이나 물밑 플레이어로 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의 등장은 4대 세습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며 “북한 간부들은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신형 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도하며 딸의 얼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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