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후보군 가운데 요건에 가장 근접한 증권사로,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앞으로 9000억원의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을 통한 유상증자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며 자본 확대를 둘러싼 법적 부담은 상당 부분 덜어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2029년을 목표로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종투사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아울러 2031년에는 4조원까지 확충해 초대형 투자은행(IB)까지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기업신용공여 등 기업금융 업무를 허용하는 제도다. 기업 대출과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등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할 수 있어 중형 증권사의 체급 전환 기준으로 꼽힌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면 초대형 IB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업무까지 노릴 수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단기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은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PF 등 IB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아직 종투사가 아닌 증권사들 중 관련 인가를 받기 위한 재무 요건에 가장 근접한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1207억원으로 업계 11위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이미 종투사 지위를 확보한 만큼 교보증권은 차기 후보군의 선두권으로 분류된다.
3조원 요건까지는 약 9000억원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지원 여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2020년 2000억원, 2023년 2500억원 등 두 차례에 걸쳐 교보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특히 2023년 증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초대형 IB 인가 기반 조성 목적을 명시하며 진행됐다.
최근 유상증자를 둘러싼 법적 부담도 상당 부분 덜어냈다. 2023년 진행된 교보생명 대상 증자를 두고 일반주주가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교보증권이 승소했다. 원고 측은 주주배정 방식으로도 신주 발행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음에도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해 기존 소수주주의 신주인수권과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종투사 인가 추진 등 경영상 목적과 정관상 근거를 인정했다. 지분율 하락 외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증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자본 확충 과정에서 교보생명 지원을 둘러싼 법적 부담은 이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재추진과 금융지주사 전환 구상도 교보증권 자본 확충의 중장기 변수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 등을 계기로 종합금융그룹 체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교보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이나 상장폐지 가능성이 함께 거론될 수 있다.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지분을 전부 확보해 비상장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모·자회사 중복상장 논란을 줄이는 동시에 자본 조달 구조도 단순해진다. 이 경우 종투사와 초대형 IB 진입을 위한 추가 증자 과정에서도 소액주주 이해관계 조정 부담이 축소될 수 있다.
다만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향후 초대형 IB 도약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금융은 부동산 PF와 △대출채권 △채무보증 △부동산 관련 펀드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노출이 큰 데다 대부분이 PF로 구성돼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자기자본의 약 65% 수준이며 이 가운데 부동산 PF 비중이 약 99%에 달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진입은 2029년을 목표로 계획했던 일정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수익성 극대화와 신사업 진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이에 따른 내부 유보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시기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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