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임산부 수영장 이용 제한, 불합리한 차별”

임산부라는 이유로 수영장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임산부의 수영장 이용을 제한한 부산 소재 모 대학교 스포츠센터 원장에게 지난 1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신 7주 차였던 A씨는 지난해 8월 3년가량 다니던 스포츠센터 수영장을 등록하려고 했으나 제한당했다. 수영장 직원은 A씨의 가방에 부착된 임산부 배지를 보고는 임산부는 수영 강습에 참여할 수 없다며 제지했다. A씨는 다음날 행정실 직원과도 통화했지만 “내부 규정상 임산부는 수영강습을 수강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에 A씨는 그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스포츠센터 측은 “수영 강습은 제한된 공간에서 다수가 참여하는 가운데 진행돼 가벼운 충돌이나 미끄러짐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며 “임산부 회원과 태아의 건강 및 다른 회원의 안전, 전체 수업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등록을 취소한 것”이라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임산부의 건강 상태와 운동 가능 여부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임산부를 위험군으로 간주해 일률적으로 수영장 이용을 전면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일반적으로 임신한 여성의 운동을 제한할 필요가 없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의 수영이나 걷기는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및 부산 지역 42개의 수영장 운영 실태를 확인한 결과, 임산부라는 이유로 수영 강습 등록을 제한하는 규정을 둔 시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인권위는 “임산부 보호라는 명목으로 임신 자체를 위험 요인으로 일반화해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체육시설 운영 과정에서 임신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별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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