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때문에 인생 통째로 망한 썰
2022년 1월 초에 서울에서 4시간 걸리는 최전방으로 입대
침상에 20명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 너무 힘들고, 조교랑 교관들이 혼내는 거 너무 무서워서 입대 1주일 만에 유서 남기고 자살시도
훈련병 신분으로 국군구리병원 정신과 갔는데 군의관이 진료 제대로 안 해주고 진단서 대충 작성함
그래서 사단의무대 군의관에게 재진료 받고 약물 복용 시작.
약물 복용하면서부터 갑자기 식욕 폭증. PX에서 젤리나 과자 같은 것들 군것질 미친듯이 함.
(정신과 약물이 실제로 식욕 증가시킴)
힐링캠프 입소 후 2일 간 지냄. 그리고 병역심사대에서 일주일 보냄
관찰기간 너무 짧아서 탈락.
훈련소 복귀 후 다른 동기들 훈련받는 거 구경하며 관찰교육 받음. 이렇게 시간 좀 뻐기다가 3월 초에 자대 배치.
자대 배치 이후에도 부적응으로 자살 시도. 군화 끈 푸니까 뺏김. 운동화 끈 푸니까 운동화 끈 뺏김. 식당에서 젓가락 훔쳐오고 경동맥 찌르려고 하니까 젓가락 뺏김. 손 소독제 마시려니 제지당함. 락스 마시려니 제지당함. 창문 밖으로 뛰쳐내리려니 제지당함. 바디워시 마시고 의무실 가서 누움.
이렇다보니 24시간 내내 감시받음. 나 목욕할 때면 옷 입은 남자들 3명이 감시함(알몸으로 감시받아서 부끄러움)
면도할 때는 같이 씻고 있던 맞선임이 직접 내 고개 잡고 면도시켜줌
식당 갈 때는 또 젓가락 훔치지 못하게 나 미리 식당 자리에 앉혀두고 선임이 음식 담은 식판이랑 수저 다 갖다줌
군화랑 운동화 진짜 다 뺏겨서 슬리퍼로 24시간 지냄
슬리퍼 신고 아침 점호 갔는데 당직사관이 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너 왜 슬리퍼야? 물어봄
다른 사람들 다 들리게 "끈 풀어서 자살하려고 했더니 내 군화랑 운동화 다 뺏겼어요!" 라고 소리침. 당직사관 아가리 셧업
매일매일 군 상담사랑 상담
이후 4월 초에 전시근로역으로 현부심 전역.
총 복무일수 2개월 28일.
약물 복용으로 168cm인 내가
55kg >> 75kg 으로 초고도비만행.
전역 후에 내가 우울증으로 하루종일 힘들고 고생할 때
애미 왈: 내가 너 안 데리러 가면 군대에 계속 있을 수 있는 거 아니냐, 니가 자살하는 게 차라리 속 시원했겠다, 어디 가서 너 군대도 제대로 못 갔다고 말하냐, 남들처럼 평범하게 지냈으면 안 되냐, 다 니 잘못이다 라면서 살만 뒤룩뒤룩 쪘다고 배 쿡쿡 찌르고 모욕함
애비 왈: 군대 그까잇게 힘드냐, 남들 다 가는 게 뭐가 그리 힘드냐, 넌 그냥 인생 실패한 거다, 한심한 놈
내 부모란 인간이 이 모양이었음
난 진심 자식 군대 빼주려는 부모가 부러움
자식이 다치지 않게, 죽지 않게 병역기피 시켜주는 부모가 진심으로 너무 훌륭한 부모라 생각함
남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가야 한다면서 떠밀어놓고 내가 고생하고 마음 다쳐서 오니 마지막까지 정서적으로 학대해놓고 부모행세 하는 게 뻔뻔함
인생은 태어나면서 다 정해짐.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해서 자식 군대 빼주려고 노력할 정도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 사람은 행운아지만
군대에서 마음 다치고 영혼이 상처난 상태로 온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끝의 끝까지 말로 긋고 상처 주는 부모 밑에서 태어난 사람은 끝까지 불행할 사람임.
어차피 자살할 생각인데 다음 생애에 태어난다면 징병제 없는 국가에서, 혹은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음
나는 한국 남자로서 군대에 가며 모든 걸 뺏앗겼음
부모의 신뢰도
자유도
꿈도
희망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마저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