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 중 하나인 호주에서 기아의 첫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 연간 2만 대 판매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히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기존 전통 강자들의 장벽과 중국산 가성비 모델들의 거센 추격에 밀려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입니다.

기아 타스만은 호주 시장 진출 후 5개월 동안 약 3,716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월평균 판매량이 600대 수준에 머무르며 전체 픽업트럭 판매 순위에서 9위까지 밀려나는 악재를 맞이했습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판매량은 기아가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인 2만 대의 절반에 불과한 1만 대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는 상업용 기동 차량을 뜻하는 플릿(Fleet) 시장에서의 부진이 꼽힙니다.
호주는 건설, 농업, 광업 현장을 중심으로 한 법인 및 정부의 대량 구매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이 시장은 도요타 하이럭스와 포드 레인저 등이 저렴한 기본형 모델을 앞세워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타스만의 하위(엔트리) 트림이 이들과의 가격 및 상품성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기존 강자들과의 싸움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의 거센 추격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BYD가 출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픽업트럭 샤크 6는 가격 경쟁력과 강력한 상품성을 앞세워 출시 첫 달에만 1,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파격적인 가격표와 뛰어난 성능을 갖춘 친환경 픽업트럭의 등장은 타스만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입니다.
체리자동차 역시 높은 열효율을 자랑하는 2.5리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코드명 KP31)을 호주 시장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초저가 무기를 장착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상륙을 준비함에 따라, 가격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모델들의 입지는 한층 더 좁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 자동차 시장은 무역 장벽이 낮아 글로벌 브랜드들의 친환경·고효율 차종이 신속하게 진입하는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기아가 호주 시장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지 않으려면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과감하게 인하하거나, 시장 트렌드에 맞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조기에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라인업 재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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