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폐국 위기 방치한 방통위, 국감에서 책임 묻는다

금준경 기자 2024. 9.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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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방통위 국감 늘려 TBS·YTN 증인질의 실시
문체위, 정부광고 집행 논란 '후속조치' 점검 전망
해결되지 않는 방송 비정규직 문제 다뤄질 필요성도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지난 8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현장. 사진=김용욱 기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언론 문제가 부상할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보다 방송 현안에 집중하는 국감 일정을 의결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정부 광고 집행 문제 질의가 나올 전망이다. 방송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만큼 여러 상임위에서 관련 문제가 제기될 필요성도 있다.

과방위, 무너지는 공영언론 책임 묻는다

과방위는 오는 10월15일 YTN과 TBS 증인을 출석시켜 질의를 하는 방통위 국감을 추가했다. 통상 개별 방송사는 KBS, MBC, EBS 대상 감사만 진행했으나 이번 국감에선 사실상 추가로 일정을 만든 것이다.

야당은 방통위가 TBS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방통위는 TBS 예산이 삭감되고 폐국 위기를 맞는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방통위가 TBS의 정관 변경 요구를 묵살해 비판이 잇따랐다.

▲ TBS 양대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8월8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인 체제 방통위에서 강행한 YTN 민영화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올 전망이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심사자료를 분석해 방통위가 YTN의 사장후보추천위원제도를 폐기해선 안 된다는 자문위원 다수 의견을 묵살하고 구두보고에 누락한 채 변경 승인 안건을 처리한 사실을 보도했다. YTN이 심사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에 기존 서적을 짜깁기한 내용이 있고 종영된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지적을 받지 않는 등 부실 심사 문제도 드러난 상황이다.

박민 사장 체제의 KBS에 대한 질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민 사장 경영에 관한 평가를 비롯해 TV수신료 분리징수 후 급감한 수신료 문제도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임명동의제 폐지와 방송의 편향성 등에 관한 질의도 나올 전망이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KBS는 적자에 구조조정까지 벌어지고 있다. YTN의 위법적인 대주주 변경 승인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경위를 더 밝혀내야 한다. TBS가 폐국 위기에 처한 데는 방통위의 고의적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방치와 방관이 있었다”며 “부당하고도 위법적인 언론 장악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진상을 밝힐 수 있는 국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체위, 정부 광고 문제 후속 조치 점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선 언론 자율규제 실효성 문제와 정부광고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매체에 따른 차별적 광고 집행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2023년 문체부가 집행한 총 57억1500만 원의 정부 방송광고 중 TV조선에 10억1500만 원을 집행한 반면, 시청률이 더 높은 MBC엔 단 한 건의 광고도 의뢰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뉴스타파는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등 신문사들이 부산광역시로부터 돈을 받고 엑스포 홍보 칼럼과 기사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유인촌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은 “(정부광고)법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했는데, 후속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9월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 자율규제 기구의 경우 실효성 부족에도 관행적 예산 집행이 이뤄진다는 지적도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국정감사 의제 제안서에서 “올해엔 언론진흥기금 사업 예산이 작년 대비 삭감됐고 제대로 된 자율심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에 관행적으로 연간 14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열악해진 방송 비정규직 문제

방송 비정규직 문제는 국정감사 때 과방위, 문체위, 환경노동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다뤄진다.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가 개선이 더딘 만큼 이번 국감에서도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감에선 방송 비정규직 문제가 여러차례 제기됐다. 2019년 환노위 국감에선 유지은 아나운서가 증인으로 출석해 대전MBC 고용 성차별 문제를 증언했다. 2020년 국감에선 고 이재학 PD가 일했던 CJB청주방송에 특별근로감독 요구가 잇따랐다. 광주MBC, ubc울산방송, 춘천MBC 등에선 비정규직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다.

▲ 지난해 9월1일 지상파 방송사 협회인 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한 '방송의날' 행사장에서 방송비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동생 이대로씨 등 9명이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방통위는 비정규직 노동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2월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과정에서 이전 정부 때 강제한 '비정규직 처우 개선방안 마련 및 자료제출' 조건을 삭제했다. 여러 단체들이 방송계 비정규직의 노동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엔딩크레딧은 지난 2월 “참담한 결과”라며 “(해당 조건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도 꿈쩍 않던 방송사들을 현행 방송제도 속에서 최소한으로 규제하려던 움직임”이라고 했다.

문체위 국감에선 표준계약서 문제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감에서 프리랜서·비정규직 방송 스태프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음악인 등 문화계 인사들이 표준계약서를 쓰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자 유인촌 장관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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