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고혈당 쇼크 사망'에 "무슨 병?" 놀란 반응…의사의 경고
지난 25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수미씨의 사망원인이 '고혈당 쇼크'로 알려지면서 "고혈당 쇼크는 처음 들었다", "저혈당 쇼크와 다른 건가", "누구에게도 생길 수 있다니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고인은 평소 건강해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해오던 터여서 많은 이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과연 '고혈당'과 '고혈당 쇼크'는 무엇이고, 저혈당 쇼크와 어떻게 다르며, 누구에게 생기는 걸까?
'고혈당'이란 넓은 의미로는 정상 혈당보다 높은 경우를 포괄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혈당이 250㎎/㎗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혈당이 250㎎/㎗ 이상으로 높은 상태를 지속하면 고혈당으로 인한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런 '고혈당으로 인한 급성 합병증'을 흔히 '고혈당 쇼크'라고 표현하지만, 의사들이 사용하는 정식 의학용어는 아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과 'HHS(고삼투성 고혈당 증후군)'이 있는데, 용어가 어렵고 일반인이 잘 모르다 보니 '고혈당 쇼크'로 많이들 표현하는 것"이라며 "고혈당의 심각한 합병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250㎎/㎗ 이상이면 고혈당의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인슐린 결핍 상태가 심해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지방질을 분해하며 케톤체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체내 액성이 산성으로 바뀐다. 이로 인해 호흡,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이면서 오심, 구토, 복통, 의식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2형 당뇨병 환자가 지난 며칠간 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을 많이 누고(다뇨), 몸무게가 계속 빠지면서 무기력해졌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둔감해지는 등 의식상태가 변했다면 재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이때는 자가혈당측정기로 측정한 혈당이 300㎎/㎗ 이상인 경우가 대다수다. 심하면 'High'(측정치 상한선 이상)로 표시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혈당이 60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고 김수미씨도 지난 9월 한 홈쇼핑 채널에 출연해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김치를 홍보했으나, 평소와 다른 모습과 행동으로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방송 중 그는 말을 하다 숨이 찬 모습을 보이고, 가벼운 물체를 들 때도 손을 떨었다. 이에 방송 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얼굴도 부어 보이고 손도 떨고 말도 느리고 불안하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박정환 교수는 "우리 몸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부신피질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이 혈당을 엄청나게 올린다"며 "당뇨병 환자이면서 평소 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평소 약을 잘 챙겨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챙겨 맞더라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몸이 어딘가에 감염된 경우, 췌장염이 생겼을 때 혈당이 500㎎/㎗ 을 넘기거나 1000㎎/㎗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 김수미씨도 최근 소송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사망 당시 혈당이 500㎎/㎗ 을 넘겼을 정도로 고혈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환 교수는 "김씨의 경우 연세에 비해 방송활동이 왕성했고, 소송에 시달리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힘들었을 것"이라며 "스트레스와 피로가 혈당을 급격하게 올렸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뇨병 환자가 '고혈당 쇼크'를 막으려면 혈당을 자주 체크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이유 모르게 평소 같은 시간대보다 혈당이 50㎎/㎗ 이상 높다면 주치의를 찾아와 진료하는 게 권장된다. 만약 말이 어눌해졌거나 판단을 명료하게 하지 못하거나 의식을 잃었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와 검사받고 조처를 해야 한다.
'고혈당 쇼크'는 '저혈당 쇼크'와 대처법이 아예 다르다. 저혈당(일반적으로 혈당이 50㎎/㎗ 이하)일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기운 없음, 몸의 떨림, 창백, 식은땀, 현기증, 흥분,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공복감, 두통, 피로감 등이 있다. 저혈당증이 오래 지속되면 경련·발작이 생길 수 있고, 쇼크 상태가 초래되면서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기운이 없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혈당 측정이 가능하면 검사를 통해 확인한 후) 저혈당이 더 진행하기 전에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음식(주스·사탕·설탕 등)을 먹으면 회복한다.
이런 자가 응급처치법이 있는 '저혈당 쇼크'와 달리, '고혈당 쇼크' 땐 환자 또는 주변에서 실시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이 없다. 반드시 병원에서 응급처치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저혈당의 합병증도 위험하지만, 고혈당의 합병증은 몸을 산성화시켜 훨씬 더 위험하다. 환자는 1~2일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며 "인슐린을 계속 주사로 주입해야 하는 데다, 이런 환자에겐 탈수가 심하게 진행돼 수액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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